수능 언어영역 17번 문항 ③ 정답자들의 집단움직임으로 확대된 수능 파문이 복수정답 인정의 중요한 계기가 된 수능 자문위원회와 전문학회 위원 구성의 정당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수능 언어영역 17번 문항의 오답 가능성을 제기했던 서울대 교수가 수능 자문위원회에 참석한 사실과 평가원이 자문을 요청한 전문학회에 해당 교수와 친분이 깊은인사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원래 정답을 주장하는 쪽은 "언론에 이 문제를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던 당사자를 수능 자문위원회에 참석시킨 것과 전문학회에 이 사람과 관계가 있는 인사가 참여한 것은 부당하다"며 "복수정답 인정은 객관성을 상실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평가원 수능 자문위원회에서울대 모 교수를 참석시켜 언어영역 17번 문항의 정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해당 교수는 17번 문항의 ⑤가 정답인 이유를 설명했으며 일부 자문위원들이 교수의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에 앞서 평가원이 의견을 구한 전문학회의 위원 중 1명이 해당교수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포함됐으며 이 위원도 ⑤를 정답으로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원 관계자는 "해당 교수가 ⑤가 정답임을 언론에 제기했고 그 근거를 기고형식으로도 발표해 그의 의견을 듣고자 평가원장의 판단으로 참석시킨 것으로 안다. 전문학회 위원 구성은 학회에서 결정한 것으로 평가원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원래 정답자들과 학부모들은 교수가 자문위에 참석하게 된 경위와 복수정답을 인정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을 평가원측에 강하게 요구했다. 언어영역 17번의 ③번 정답자 모임인 인터넷 카페 '3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cafe.daum.net/threeanswer)'와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cafe.daum.net/right173)'에도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해야 할 수능 자문위원회가 오답시비를 언론에 제기해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인물을 비 전문가들로 이뤄진 자문위원회에 참석시킨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의 한 학생은 "자문위원회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교수가 회의에 참석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왜 그 분이 거기에 있었는지 그리고 그곳에서어떤 말을 했는지 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수의 자문위원회 참석은 반대의견 청취 차원으로 그리 문제될 것이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개혁운동시민연대 안승문정책실장은 "반대의견을 대표하는 인물을 불러 의견을 물어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평가원의 이번 결정도 정답은 하나 뿐이라는다양한 사고방식을 가로막는 기존의 평가방식은 옳지 않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 관계자도 "해당 교수의 의견을 듣기 전에 자문위원들에게 ③을 정답으로주장한 출제위원의 설명을 듣게 했다"며 "자문위원들이 일방적으로 해당 교수의 ⑤정답의견만 들은 것은 아니므로 절차나 내용상 공정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