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등 4대그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들 그룹은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핵심 기업집단이어서 대단히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 그룹 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LG와 SK그룹입니다. LG는 구본무 회장이 (주)LG 지분 5.46%를 담보로 내놓기로 하면서 일단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채권단과 1조원의 자본확충자금 납입시한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를 진두지휘할 구회장이 대선자금과 관련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어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은 최근 LG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구회장과 임원들이 직간접적으로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회장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밟을 경우 LG카드와 LG홈쇼핑 또한 그와 유사한 수순에 의해 최악의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구회장이 선언한 ‘1등 기업’을 가장 먼저 실천한 기업들이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SK는 올해 초 그룹 총수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가장 먼저 위기에 봉착했던 그룹입니다. 그러나 진정돼 가던 그룹 분위기가 소버린자산운용이 다시 SK(주)의 경영진을 교체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서 제2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제임스 피터 소버린자산운용 대표(CEO)는 사전신고 의무 위반 혐의로 산업자원부에 의해 고발됐다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의기양양한 상태입니다. 재계는 검찰이 외국기업에 관대하고 국내기업에 엄격하다는 등 역차별을 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의 판단이 뒤바뀔 가능성은 희박해 SK는 소버린자산운영과 또다시 실랑이를 벌여야 할 판입니다. SK는 경영권 방어에 자신하고 있습니다만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앞서 언급한 두 그룹에 비하면 사정이 다소 나은 편입니다. 대선자금과 관련해 아직 검찰의 조사를 받지 않았지만 언론에 정치자금의 편법지원설이 슬금슬금 나오고 있어 검찰의 수사망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수뇌부가 검찰에 소환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은 참여연대가 제기한 이재용씨의 편법상속 문제로 상당한 ‘속앓이’를 해왔습니다. 특히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참여연대가 이건희 회장 등 전현직 이사 10명을 상대로 ‘3,500억원을 배상하라’고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적정주가 가치산정 문제만을 인정해 120억원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일부승소판결을 내렸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좋지 않은 얘기가 들립니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동맹관계로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둘 사이의 관계악화 소식은 근심을 떠나지 않게 합니다. 그나마 “전략적 제휴라는 대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현대자동차 관계자의 설명이 마음을 안도케 합니다. 4대그룹 관계자 여러분, 이 말밖에 할말이 없네요. “어쨌든 위기를 잘 극복하고 다시 한국경제를 일으켜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