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이나 신호대기로 정차중인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접근해 교통사고로 발톱이 빠졌다고 협박해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상습적으로 뜯어온 10대 소녀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 동부경찰서는 23일 도심 대로나 이면도로를 지나가는 승용차 바퀴에 발이깔려 발톱이 빠진 것처럼 위장해 20여차례에 걸쳐 치료비조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김모(14.여) 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양은 지난 2001년 말부터 최근까지 서울 성동구, 광진구 일대에서 승용차에 부딪히거나 바퀴에 깔려 발톱과 팔꿈치 부분을 다친 것처럼 속여, 정차중인 운전자 20여명으로부터 80여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양은 지난 22일 오후 5시께 성동구 송정동에서 화양사거리 방면으로 걸어가다 만난 운전자 정모(50) 씨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뜯으려다 2년 간 계속된 범죄행각이 완전히 들통났다. 정 씨는 `뺑소니' 시비를 피하기 위해 김 양을 인근 파출소로 데려가 교통사고신고와 함께 치료비를 건네주려던 순간 과거 동종 범죄로 연행됐다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훈방조치된 김 양의 얼굴을 기억한 경찰관에 의해 꼬리가 잡힌 것. 김 양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지금까지 세 번 가출했다. TV프로그램에서 방영된 교통사고 위장 사기 사례에 착안해 범행을 저질렀고, 치료비로받은 돈은 가출 중 유흥비와 생활비에 사용했다. "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