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테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 테러 발생을 오인해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는 소동이 발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구국제공항 보안을 담당한 경찰은 신원 확인도 제대로 안된시민이 항공기내에 들어가도록 방치하는 등 안일한 자세로 보안 업무를 처리해 물의를 빚었다. 23일 오전 7시 40분께 대구공항을 출발, 인천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이륙 대기 중이던 한 항공기에 한 남자가 "이미 탑승한 직장동료를 만나야 한다"며 근무 중이던 경찰에게 신분증을 맡긴 뒤 대합실을 지나 기내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나 경찰은 '특별한 이유없이 탑승권 미소지자는 개찰구를 통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고 이 남자가 대합실을 지나 기내로 들어가도록 방치했고 이 남자가 항공기 밖으로 나온 뒤에도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귀가시켰다. 이후 경찰은 테러 가능성을 의심한 항공기 승무원의 신고를 받고 뒤늦게 탑승객을 상대로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기내에 대한 보안 검색을 실시해 항공기 출발이 40여분이나 지연, 일부 승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에 대해 시민 손모(40.동구 지저동)씨는 "테러로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는데공항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이 탑승권은 물론 신원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사람을 기내에 출입토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순간의 방심이 참사를 불러오는 만큼 공항 보안담당자들이 근무 고삐를 좀 더 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륙시간이 임박해 일이 일어난데다 당시 현장 근무자도 처음당하는 일이라 처리가 미숙했던 것은 인정한다"며 "철저한 교육을 통해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는 것은 막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