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한성시대 최대 백제 건물터가 발견된 경기 포천군 포천읍 자작리 일대가 서울 풍납토성이나 하남 미사리 유적에 버금가는 한성시대 백제 도시 유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종선)은 2001년 조사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4천788평에 대한 시굴 구덩이 조사를 벌인 결과 거의 모든 곳에서 높은 밀집도를 보이는 한성시대백제의 주거 관련 유적과 유물을 다량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말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구덩이 26곳 중 1곳을 제외한 25곳에서 백제 유적이 확인됐다. 더구나 이번 조사가 전체 조사 대상 지역 중 임의로 선택해 구덩이를 팜으로써유물과 유적이 존재하는가 여부에 중점을 두었음에도 거의 모든 구덩이에서 유적과유물이 쏟아졌다. 나아가 얕은 산이 뒤로 둘러쳐 있고 앞으로는 강이 형성한 넓은 충적평야라는지형적 특성으로 보아 이번 조사대상 지역을 포함해 그 주변 약 1만8천평에 달하는전 지역에 걸쳐 유적이 분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 시굴 구덩이 25곳에서 확인된 유적은 주거지만 40-43기에 달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기 힘든 유적이 100기 가량 드러났다. 이들 유적은 출토 유물 등으로 보아 한성시대 백제와 직접 관련된 곳이 압도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출토 토기로는 풍납토성 최하층에서 집중 출토되는 풍납동식 무늬없는 토기를필두로 백제시대 유물들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자작리 유적에서는 또 백제시대 유적에 앞서 존재한 청동기시대 및 신석기시대유물까지 확인됐다. 송만영 책임조사원은 이러한 양상에 대해 "자작리 유적이 시기적으로는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를 거쳐 백제시대에 이르는 보기 드문 복합유적이라는 점에서미사리 유적에 비견되는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유적이) 시간적 단절없이 영속적으로 형성된 것인지는 앞으로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백제국가 형성 및 발전 과정을 연구하는데 있어 시간축 설정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 일대에 대해서는 매장문화재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장기적인 보존책과 장기적인 학술조사 계획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