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당뇨병 환자는 지난 2000년 185만명이었으며 오는 2030년에는 337만명으로 3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는 이와 함께 북한의 당뇨병 환자도 같은 기간에 36만7천명에서 63만4천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추정은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 2002년 4월 발표한 예상치보다는 낮은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한국 성인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10%선으로 최소 300만명에서 최대 500만명 정도를 당뇨병환자로 추정한 바 있다. WHO는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발표한 이 자료에서 전세계의 당뇨병 환자는 2000년 현재 1억7천652만명이었으며 오는 2030년에는 3억7천만명으로 배증할 것으로 예상, 각국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WHO 자료에 의하면 비만 대국인 미국의 경우, 1천770만명에서 3천31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영국도 같은 기간에 180만명에서 266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2천75만명에서 4천232만명으로, 일본은 676만명에서 891만명으로 각각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WHO의 예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중국의 경우, 당뇨병 유병율은 인구 60명당 1명꼴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중국에서 비만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특히 초등학교 취학 이전 연령층에서 비만 아동이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8년간 10배나 급증, 현재는 10명당 1명이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WHO는 덧붙였다. WHO는 또 지금까지 당뇨병은 부국과 노인들의 질병으로 알려졌으나 빈국과 중년층에까지 영향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 의하면 2000년 빈곤국의 당뇨병 환자는 1억1천500만명이었으며 30년 뒤인 오는 2030년에는 2억8천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의 당뇨병 환자 가운데 과반수는 45-64세로 당뇨병이 중년층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카트린 르 갈레 카뮈 사무차장은 에이즈와 말라리아, 결핵같은 전염병 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같은 비전염성 질병도 세계의 빈국들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당뇨병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WHO의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 환자 가운데 약 90%가 비만및 운동 부족과 관련된 '제2형 당뇨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당뇨병이 전염병 못지 않게 국제보건에 충격을 배가하고 있다면서 국제당뇨병연맹(IDF)과 함께 전세계적인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최소 20명당 1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의료비 지출은 연간 국가보건예산의 2.5-15%에 이르고 생산 감소와 같은 직간접적인 비용은 그 5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