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 입시 대장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5일 치러진데 이어 12일에는 전국 1백99개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요강이 확정ㆍ발표됐다. 이제 자신의 수능점수와 학생부 성적, 논술 및 면접ㆍ구술고사 실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시 전략을 짜야할 때가 왔다. 특히 올 대입 정시에서는 수능에서 중상위권이 두터워지고 계열별 점수 등락이 엇갈리는 등 복잡한 성적분포가 예상되는 데다 대학마다 전형 방법이 다양해 대학별 전형요강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 2학기 모집이 아직 진행중인 만큼 수능 성적보다 학생부 성적이 좋으면 남은 2학기 수시 모집에 적극 지원하는 것도 '대입 필승'의 한 방법이다. ◆ 수능 영역별 점수 중요 =수능성적을 고려할 때에는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반영영역과 가중치 부여 여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원하는 학교(학과)가 어떤 영역을 반영하고 가중치를 주는지에 따라 유ㆍ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올 수능에서는 영역별 난이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 까닭에 지원 대학에서 어떤 영역을 반영하는지에 따라서 합격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능 점수를 반영할 때 원점수를 활용하는지, 변환표준점수를 쓰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이영덕 평가실장은 "올 수능에서 수리와 영어는 난이도가 낮아서 원점수를 변환표준점수로 바꾼 후에도 점수 변화는 크지 않겠지만 언어와 과학탐구는 난이도가 높아 변환표준점수와 원점수간 차이가 많이 벌어질 수 있다는데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복수 지원 기회 최대한 활용 =정시 모집에선 대학들이 3개 군별로 나눠 학생들을 뽑지만 최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가ㆍ나군에 들어가 있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영역별 반영과 가중치 반영, 학생부 성적, 논술 등 모든 실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2개 군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상위권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과 지방 상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3회의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1∼2회는 소신지원, 1∼2회는 다소 상향, 또는 하향 지원하는게 좋다. 중하위권은 논술고사를 보지 않는 대학이 많으므로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토대로 소신ㆍ상향ㆍ하향 지원을 병행하는게 유리하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올해는 분할모집 대학이 96곳으로 작년보다 25곳이나 늘어난 만큼 복수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기준으로 가군보다는 나군이, 나군보다는 다군의 성적이 다소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원전략을 세우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 기말고사 소홀은 금물 =수능 시험은 끝났지만 아직 3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남아 있다. 정시에선 1백개가 넘는 대학이 3학년 학생부 성적을 50%나 반영하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올해 정시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이 작년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주요 상위권 대학의 다단계 전형시 1단계 합격자 선발의 기준은 학생부일 정도로 여전히 학생부는 중요하다. 계열별로는 인문계는 국어ㆍ영어 과목을, 자연계는 수학ㆍ과학ㆍ영어 과목의 성적이 중시되고 있으므로 해당 과목 성적 수준을 면밀히 따져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같은 학생부 성적일지라도 평어(수ㆍ우ㆍ미ㆍ양ㆍ가)를 적용하느냐, 석차 백분율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유ㆍ불리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출결사항이나 봉사활동 기준시간을 채웠는지 여부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논술ㆍ면접 대비 철저 =경쟁이 치열한 대학ㆍ학과일수록 논술과 면접ㆍ구술고사 성적이 당락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면접ㆍ구술고사는 올해 작년보다 24곳이나 증가한 82개 대학에서 실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시 논술ㆍ면접까지는 앞으로 한달, 길게는 두달 이상의 준비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