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고려대가 사실상 '기여우대제'를 포함한 재정확충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연세대는 10여년 전부터 기부금과 대학 입학을 연계한 기여우대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종종 내비쳐왔으나 고려대가 이 같은 입장을 공식 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적지않은 파문이 일 전망이다. 김우식 연세대총장과 어윤대 고려대총장은 7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21세기 한.일 동반자 관계 구축과 사학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제2차 한일 밀레니엄 포럼에서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동 합의문을 채택했다. 안자이 유이치로(安西祐一郞) 일본 게이오대 총장, 시라이 가츠히코(白井克彦)와세다대 총장과 공동 명의로 발표한 합의문은 전체 3개 조항으로 구성됐으며, 3항에서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산학협동 및 재정확충을 위한 자율성의증진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중 `재정확충을 위한 자율성의 증진'에 대해 김 총장은 "재정확충 방안은 대학마다 형편에 맞춰 각기 추진할 일이지만 이것이 법적.정서적 제한 때문에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며 "이런 점 때문에 자율성의 증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재정확충 방안에 대해 "기여우대제를 포함한 모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 총장 역시 "국내 사립대는 사회 기여도에 비해 정부의 지원을 너무 못받고있다"면서 "재정확충이 제대로 되지 않는 한 세계화하고 있는 교육환경에서 (국내사립대는) 국제 경쟁력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여러 가지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대학도 자주적인 자금모금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며 "그간 연세대가 선두적으로 추진해왔고 우리도 그뒤를 따라갈 것"이라고 말해 기여우대제 도입에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일의 4개 대학 총장 공동명의로 발표된 합의문에는 또 `새로운 교과과정 개발을 비롯해 공동 원격 사이버강좌, 공동 학점취득 및 공동 학위제 도입 등 교류를 심화시키고 동북아 차세대 리더 육성에 공동협력한다', `한일 밀레니엄 포럼을 정례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두 대학의 이런 방침에 대해 박거용 전국대학교수노조 부위원장은 "지금도기부금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는 국내 선도대학이란 곳에서 좋은 모델을 제시하기는 커녕 이런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학교 이기주의"라며 "이제는 기부금 액수로학교가 서열화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강내희 문화연대 대표도 "이런 움직임은 현 정권 이래 계속되고 있는 `교육정책의 경제정책에의 종속'이란 흐름 속에 나온 것으로 한국 교육 전제보다는 자기 학교만 살겠다는 경쟁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학간 불평등 구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