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고3 수험생들 사이에 입시학원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7차 교육과정이 시작돼 달라진 교육과정에 부담을 느낀 재학생들이 재수를 기피하지 않겠느냐는 예측과는 달리 내신 걱정없이 수능공부에 집중할 수있어 생각보다는 불리하지 않다는 인식도 이 같은 추세에 한 몫하고 있다. 벌써부터 입시학원들에는 등록절차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7일 대성.종로 등 입시학원들에 따르면 전날부터 `재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는가'라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 학부모들은 "아이 표정만 봐도 시험을 망쳤다는 게 확연해 겁나서 점수대를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재수에 관련된 사항을 문의하고 있다고 대성학원측은 전했다. 학원측은 또 재수를 결심하는 학생들 중 일부는 아예 정시모집에 원서조차 내지않고 곧바로 재수 준비에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종로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학원 상담실 관계자는 "어제 하루에만 학원등록 절차를 문의하는 전화가 50여통 걸려왔고, 오늘 아침에는 어제보다 더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며 "주로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입시학원 관계자는 "아직 원점수를 받아보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재수를 결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내년도에는 내신보다 수능반영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수능에 집중할 수 있는 재수생들이 꼭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하향지원 추세가 예년보다는 더 강해지겠지만 재수를 선택하는학생들도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수열 단대부고 진학부장은 "요즘 수능은 새로운 문제유형에 많이 단련된 재수생들이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면서 재수생 증가를 예상했다. 그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상당수가 재수를 결심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의예과 등 자신이 원하는 특정 학과나 대학이 확실한 학생들은 과학탐구가 어렵게 출제돼 점수가 하락했다면 자연스럽게 재수를 결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암고 장두홍 연구부장은 "재수를 원하는 학생들이 특별히 많지는 않지만 담임선생님들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재수 희망자들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7차교육과정으로 바뀌어도 재수생들이 크게 불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수를 생각하기 보다는 적절한 지원전략을 세우면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선 학교 교사들의 조언이다. 장 연구부장은 "진학지도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하향 지원을 권하고 싶다"면서 "재수가 확실한 합격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바람직한 사회현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성고 송석만 연구부장도 "`재수생 강세'라고는 하지만 최상위권 재수생의 아래 점수대에 틈새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적절히 지원하면 재수를 안해도 대학에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안희 기자 zitrone@yna.co.kr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