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의 신어(新語)가 수록된 「최신실용 조선백과전서」가 발견됐다. 경기대 박형익 교수(국문학)는 1915년 12월 1일 경성에 있던 출판사 `신문사'편집부가 발행한「최신실용 조선백과전서」를 7일 공개했다. 신어는 새로 생긴 말이나 새로 들어와 쓰이게 된 외래어를 뜻한다. 신어와 관련된 이전 기록은 1909년 6-10월 일간지인 `대한민보'의 2-136호에 `신래성어(新來聖語)'라는 제하로 실린 것과 1913년 5월 천도교 월간지 `천도교회월보' 제34호에 실린 `현용신어(現用新語)' 등이 있다. 박 교수가 지난 여름 국내 헌책방에서 구입한 「최신실용 조선백과전서」는 당시의 정치, 경제, 행정, 공업, 교통, 교육, 종교, 가정, 의식주, 위생, 국어, 과학 등에 대해 백과사전식으로 설명해놓았다. 신어는 이 책의 458-481쪽에 `현용신어약해'라는 제목 아래 총 133개의 단어가간략한 뜻풀이와 함께 정리돼 있다. 책에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는 고별(告別)의 뜻을 가진 `가결(暇乞)', 주시(注視)를 뜻하는 `견장(見張)', 동인(同人)을 뜻하는 `미방(味方)', 명령(命令)을 뜻하는 `신부(申付)' 등과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경매(競買)', `개방(開放)', `검거(檢擧)', `권리(權利)', `경기(景氣)', `등기(登記)' 등이 신어로 소개되고 있다. 박 교수는 「최신실용 조선백과전서」와 함께 1910년대 신어를 수록한 또 다른책「증보 최신 척독 상하 합편」과 「신식 언문 무쌍 쳑독」도 공개했다. 박 교수가 공개한 「증보 최신 척독 상하 합편」은 1912년 4월 8일 경성 소재출판사 `유일서관'의 편집부가 발행한 「최신 척독 상하 합편」의 증보판으로 1916년 3월 15일에 발행된 것이다. 이 책은 편지나 공문서를 쓸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관련 예문을 소개한 책으로신어는 이 책의 부록으로 `현용신어(現用新語)'라는 제하로 정리돼 있다. 박 교수는 "「증보 최신 척독 상하 합편」에 수록된 `현용신어'는 「최신실용조선백과전서」에 수록된 내용과 똑같다"며 "「증보 최신 척독 상하 합편」이 1916년에 발행된 증보판이기 때문에 1915년에 발행된「최신실용 조선백과전서」에 소개된 것을 따라 실은 것인지 아니면 초판인「최신 척독 상하 합편」에 본래 신어가 실려 있는 것을 「최신실용 조선백과전서」가 이를 따라 실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말했다. 「신식 언문 무쌍 쳑독」은 1919년 5월 20일 경성 소재 출판사 `회동서관'에서발행한 책으로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편지, 혼인에 필요한 서식, 축문 등 실용문을담고 있으며 책에는 관청, 회사, 조합, 은행, 상업, 농업, 우편, 철도 업무 등과 관련된 신어가 소개돼 있다. 박 교수는 "신어 관련 자료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은 최록동이 1922년에 발간한 「현대신어석의(現代新語釋義)」가 최초"라며 "이번에 발견된 3권은 신어가 신문과 잡지에 소개된 뒤 단행본으로 출판되는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자료로 1910년대의신어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한국어학회(회장 홍윤표) 주최로 15일 고려대 문과대학 132호실에서 열리는 제29차 전국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