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회사 간부 2명이 회사핵심기술의 외부 유출을 시도하는 산업스파이 노릇을 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이종환 부장검사)는 7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대기업 계열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A사 전 부장 정모(45)씨와 휴대폰 제조회사인 B사 전 상무 윤모(50)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A사 고객품질관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회사 보안검색을 피해 차세대 디지털 영상장치인 PDP(Plasma Display Panel)제조공정 관련 핵심자료를 플로피 디스켓에 다운로드해 빼낸 혐의다. 정씨는 A사 연구원으로 일했던 김모(42.미국 P사 선임연구원.지명수배)씨의 제의를 받고 빼낸 자료를 대만 경쟁회사에 2억원을 받고 판매하려다 검거됐다. PDP 다량 제조공법은 일본회사에 이어 A사가 3번째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또 국내 메이저 통신회사 계열사인 B사 상무 윤씨는 2002년 10월 이 회사 김모(38.불구속기소) 과장을 영입, K사를 설립한 뒤 같은 해 12월 B사가 개발한 중국형 휴대폰 모델 운영 소프트웨어 및 오류테스트 프로그램을 CD에 복사해 김씨에게 넘겨준 혐의다. 윤씨는 지난 4월 K사가 중국형 휴대폰 모델 개발로 부품이 필요하자 B사 구매팀을 통해 필수부품 200개를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반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면서 회사 중역까지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내려 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두 사건 모두 신속한 수사로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