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에 반응하는 뇌 부위는 남녀가 다르며 이러한 차이는 원시시대부터 진화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정신-생물행동학 교수 브루스 낼리보프 박사는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여성환자 26명과 남성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위장의 통증이 나타날 때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을 통해 뇌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낼리보프 박사는 의학전문지 '위장병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통증에 남녀가 같은 반응을 보이는 뇌 부위들도 일부 있었지만 여성은 감정중추인 변연계(邊緣系)에서, 남성은 분석중추인 인식기능 부위에서 각각 활발한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남녀의 역할이 지금보다는 훨씬 분명히 구분되었던 원시시대에 남녀의 스트레스 반응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낼리보프 박사는 지적했다. 즉 남성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싸우느냐 아니면 도망치느냐"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인식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여성은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를 생각하기 때문에 감정중추가 더 활발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낼리보프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남녀 IBS환자들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IBS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라트로넥스(Latronex)는 뇌의 변연계에 작용하는 데 남자환자보다는 여자환자에게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