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경향은 교과서를 기본으로 종합적 사고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수 있다. 출제위원단측은 "올해도 통합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수험생의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수능의 기본 성격과 목적에 맞춰 문제를 출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언어=교과서 반영 비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국정교과서에서 두 지문이 제재로 선택됐으며 검·인정 문학 교과서에서 현대시와 고전시가 작품의 일부가 지문으로 나왔다. 국어 교과서의 학습활동 문제를 고스란히 수용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교육 과정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지나치게 낯선 문항들은 배제됐다. 듣기·쓰기·읽기 세 분야에 걸쳐 60문항이 출제됐으며 3점 5문항,2점 50문항,1점 5문항 등 차등 배점을 뒀다. 특히 읽기중 비문학 영역에서는 인간의 양면성을 역사 진보의 동력으로 파악한 철학자 칸트의 글이나 양자역학을 다룬 과학 지문,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색다른 발상을 보여준 예술 지문 등을 제시한 후 독서량이 많은 학생들이 유리하도록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했다. 이 밖에 나날이 심해지는 어휘와 어법의 오용을 개선하기 위해 어휘 문제를 독립된 문항으로 설정했다. ◆수리=고등학교까지의 수학 학습을 통해 습득한 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 및 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를 측정하도록 출제의 기본 방향을 설정했다. 학교 수업중에 다룬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이 다수 출제됐으며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은 가급적 제외됐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계산 능력이나 사실적 이해력을 측정하는 문항에는 2점,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고차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에는 3점으로 차등 배정했다. 중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중간 수준 난이도의 문항이 다수 출제됐고 상위권 학생들의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어려운 문항도 나왔다. 수학의 다양한 응용성을 중시해 타 교과와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을 소재로 한 문항도 출제됐다. 예년과 같이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의 비율이 7대3을 이루도록 했고 자연계는 공통수학 수학Ⅰ 수학Ⅱ의 비율이 5대2대3이 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