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시교육청이 강북 뉴타운내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 유치방안을 놓고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영어체험마을'과 관련해서도 저마다 설립계획을 별도 추진하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는 일반인과 학생 등이 영어만을 사용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영어체험마을'을 강북지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시는 이를 위해 기본설계비 등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으며, 시의회의 승인이날 경우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등을 거쳐 곧바로 착공, 빠르면 2006년 상반기부터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당초 강북지역의 적정부지를 매입한 뒤 민간이나 단체 자본을 유치, 영어마을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부지매입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됨에 따라 현재 시유지가운데 대상 부지를 물색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의 계획과는 별도로 시교육청도 자체 계획을 마련, 영어체험마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영어체험마을로 검토중인 곳은 교육청 소유인 용산구 옛 수도여고(약 4천500평) 부지로, 시교육청은 내년에 17억원 가량을 들여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뒤 빠르면 내년 겨울께부터 영어체험마을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시와 시교육청이 각각 영어체험마을 설립을 추진함에 따라 부처간 협의나 공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업무 중복이나 예산 낭비마저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시가 영어체험마을 건립과 관련, 지난해말 부지매입예산 250억원을 올해예산안에 상정했을 당시 시의회가 시교육청의 영어체험마을 건립계획과 연계, 추진토록 예산 전액을 삭감한 바 있어 이번 시의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종합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영어체험마을 설립 방안과 관련해 시교육청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달 강북 뉴타운에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유치하고전체 학생의 80%를 강북지역 학생 가운데 선발토록 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키로 한데 대해 시교육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여운창 기자 aupfe@yna.co.kr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