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경향은 교과서를 기본으로 종합적 사고력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출제위원단 측은 "올해도 통합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수험생의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수능의 기본 성격과 목적에 맞춰 문제를 출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언어 =교과서 반영 비율을 높인게 특징이다. 국정교과서에서 두 지문이 제재로 선택됐으며 검ㆍ인정 문학교과서에서 현대시와 고전시 작품의 일부가 지문으로 나왔다. 국어 교과서의 학습활동 문제를 고스란히 수용한 것도 눈에 띈다. 독서량이 많은 학생들이 유리하도록 읽기 중 비문학 영역에서 철학자 칸트의 글이나 양자역학의 독특한 성격을 조명한 과학 지문,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색다른 발상을 보여준 예술 지문 등을 제시한 후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 수리 =고등학교까지의 수학 학습을 통해 습득한 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 및 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가 출제의 기본 방향이었다. 학교 수업시간에 다룬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이 다수 출제됐으며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은 대체로 제외됐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계산 능력이나 사실적 이해력을 측정하는 문항에는 2점,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고차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에는 3점으로 차등 배정했다. ◆ 사회탐구ㆍ과학탐구 =사탐은 정치 경제 사회ㆍ문화 세계사 세계지리 등 각 교과목에서 학습한 기본 개념과 이론에 대한 이해 정도를 파악하고 각 교과목 특유의 탐구 능력과 사고력, 가치판단을 포함한 의사결정능력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파병문제 등 최근 우리 사회의 쟁점과 관련된 시사성을 띤 내용이 출제됐다. 과탐은 실험의 중요성을 고려해 실제로 실험을 해 본 수험생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 여러 개 나왔다. 금연과 건강, 태풍 매미의 진로와 해일 피해 등 일상 생활과 사회적 상황에 과학 개념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도 다수 출제됐다. ◆ 외국어(영어) =지문 길이는 예년보다 다소 길어졌지만 어휘ㆍ문법 수준은 작년과 비슷했다. 문제는 예년의 출제경향을 유지하되 태풍 피해나 화성 대접근 등 시사성이 있는 문제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