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원한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성(사적 57호) 행궁(行宮) 등 복원 문화재가 관리부실로 인해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12월 18억7천만원을 들여 내행전(임금처소)과 남.북행각(수행원거처), 재덕당(임금휴식처), 좌승당(광주유수집무실) 등 행궁상궐 5채를 복원한 후 시산하 남한산성관리소에 관리를 맡겼다. 과거 전망대 역할을 하던 연주봉 및 신지 옹성도 23억9천만원을 들여 올 7월 복원했다. 그러나 시는 복원된 상궐 개방여부 등 복원 문화재에 대한 관리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은채 전문성이 없는 관리소에 관리를 맡기고 있다. 상궐은 하부에 하궐터 발굴이 진행되고 있어 진입통로를 쉽게 찾을 수 없는데다개방여부 및 통로를 알리는 안내표지판 한 곳 없어 탐방객들이 관람을 포기, 발길을돌리고 있다. 발굴터를 돌아 우여곡절 끝에 상궐을 둘러본 탐방객들도 안내판 한 곳 없고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은 부실관리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관리를 맡고 있는 남한산성관리소는 준공 10개월이 지났으나 상궐 개방여부 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한산성관리소는 "개방여부는 도산하 남한산성추진기획단에 문의해봐야 알 수있다"고 말했으나 복원추진기획단은 "상궐 관리는 준공과 함께 관리소에 넘겼다"며의아해했다. 연주봉 옹성 역시 복원된 성곽과 근접해 등산로가 개설돼 지반약화로 붕괴가 우려되고 있으며 등산객들이 성곽을 무단으로 넘나들고 있어 그대로 두면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도는 내년 3월까지 상궐옆 좌전(종묘)을 복원하는 등 2008년까지 1천450억원을들여 남한산성 문화재를 복원할 예정이다. 대대적인 문화재 복원에도 불구, 남한산성관리소 직원은 전문직 한 명 없이 환경미화원과 청원경찰 등 기능직을 포함, 16명에 불과하며 그나마 일반직은 잦은 교체로 의욕을 잃고 있다. 관리소 관계자는 "지난 7월 인사 때 기능직 4명이 감축돼 문화재 주변 청소 및불법행위 단속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복원 문화재가 늘어나는 만큼 제대로 관리하려면 인력확충과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