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우리의 얼굴, 분실하면 국제범죄에 악용되니 소중하게 보관하세요." 국가정보원은 3일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중 여권 분실.도난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국제 범죄조직이 여권이나 사증(visa)을 위.변조해 국내에 불법 입국하거나 테러등 범죄에 악용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한국 여권은 세계 77개국에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데다 대외 신인도도 높아한국뿐 아니라 제3국으로 밀입국을 기도하는 여권 밀매조직의 집중 표적이 돼 한국여행객의 현금보다는 여권을 노리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라는 것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우리 여권은 주로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많이 분실되는데, 개인 부주의로 잃어버리는 경우가 가장 많고 여권 밀매조직이 강도.폭행을 통해 강제탈취하거나 한국 여행객이 허위 분실 신고뒤 고가로 밀매하는 경우 등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올해 초 베이징에 갔던 여행객이 사우나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옷 호주머니에 넣어둔 여권을 도난당했고 지난 2001년 10월 K씨는 중국에갔다 현지 판매책인 중국인 브로커에게 여권을 판매했으나 금품도 받지 못한채 공안에 체포,수감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도난당한 여권은 사진 교체, 인적사항 변조, 사증과 공항입국 스탬프 위조 등의 방식으로 위조돼 불법 체류를 기도하는 외국인들에게 고가로 팔리고있고 그중 미국, 일본 비자가 들어있는 여권은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밀입국 기도자들은 우리 국민과 외모가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 여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최근 유럽의 주요 공항에서 위.변조된 한국 여권을 소지한 채 밀입국하려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 저하가 우려되고 이에따라 외국 공항에서 한국 여권에 대해 까다롭게 심사해 일반 여행객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구체적 사례로는 최근 유럽으로 가려던 중국인 여행객 10여명이 우주베키스탄의타쉬겐트 공항에서 위조된 한국 여권을 제시했다 적발됐고, 지난해 7월에는 위조된한국 여권을 이용해 아프리카 지역을 경유해 독일로 밀입국하려던 중국.미얀마인 일행이 적발됐다. 국정원은 "위조된 우리 여권의 대부분은 여행객의 부주의로 분실한 것이었고 분실후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