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홍보전이 뜨겁다. 수험생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많아진 '정원역전'의 시대에 신입생을 못채우는 대학이 나타나면서 홍보에 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정원의 50∼60%를 뽑는 정시모집을 앞두고 우수 수험생을 잡기 위한 노력은 필사적이다. 2일 대학들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부분 대학들은 오는 5일 수능시험일부터 다음달 중순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끝나는 1개월간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을 홍보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앙대의 경우 신문광고 5∼6회를 포함해 수험정보지, 학원배치표 등 광고에만 1억여원을 투입한다. 또 20일 개막되는 대학입시정보박람회에서는 재학 중인 탤런트 임은경이 표지모델로 나온 입시요강과 소식지 5만부를 나눠준다. 이와 함께 재학생 홍보도우미들이 고교를 돌며 입시설명회를 열고 대내 소식지를 창간한다. 한양대는 신문광고만 6∼7회를 내보낼 계획이고 3백∼5백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3회에 걸쳐 개최한다. 고려대 동국대 한국외대 건국대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대학홍보협의회 신관호 회장(동국대 홍보실장)은 "최근 1∼2년 사이 대학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특히 일부 지방대의 경우 '고교생들을 상전으로 모시는 현상'까지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홍보가 신문 인터넷 라디오 건물외벽 야구장 e메일 등 광고에서 소식지 화보 포스터 다이어리 캘린더 웹진 등 인쇄홍보물과 고교입시투어 홍보도우미선발대회 대학박람회와 같은 이벤트로 다양화되면서 최근 1년 사이 외부 홍보 전문인력을 수혈하는 대학도 크게 늘었다. 건국대가 강현직씨(전 문화일보)를 홍보실장으로 스카우트한 것을 비롯해 이화여대(이덕규 홍보실장ㆍ전 중앙일보), 성균관대(최영록 홍보위원ㆍ전 동아일보), 서울대(박상렬 홍보실장ㆍ전 문화일보) 등 여러 대학이 전직 기자에 홍보를 맡겼고 아주대 등은 아예 외부 홍보대행사에 위임했다. 또 재학생 홍보 도우미를 선발해 고교에 보내는 일도 일반화됐다. 이렇다 보니 홍보비 규모도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홍보비를 가장 많이 쓴 대학은 원광대로 22억6천만원을 썼고 대학 1곳당 평균 홍보비는 4억원을 웃돌아 대학 총 지출액의 0.57%에 달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대학 홍보비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외형적인 모습만 홍보하기보다는 장학금 기자재 등 교육의 질적측면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