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SK 비자금 사건 수사로 전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전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검찰이 국민들의 애정어린 시선에 적잖은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놔 눈길을 끈다. 검찰이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구습을 털어내고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로 정치권력과 일촉즉발의 대결구도까지 만드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자 인터넷에는 사상초유라고 할 수 있는 검사 팬클럽 카페까지 등장했다. 화제의 팬클럽은 모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대검찰청 송광수.안대희 팬클럽(cafe.daum.net/newgumchal)'으로, 지난 24일 문을 연 이후 회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송광수 검찰총장과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에게 보약을 보내자'며 모금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검찰은 이런 `인기'에 적잖이 부담스러워 하며 오히려 자중하는 모습이다. 송 총장은 29일 아침 청사에 출근하며 마주친 기자들에게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마음고생을 하듯 검찰도 `잘 해야 되겠다'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며 "사람사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 총장은 이날 중대 발표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검찰이 수사와 관련해 매일매일 중대 발표(브리핑을 지칭)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심적 부담을 반영했다. 안대희 검사장도 이날 오히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출근했으며, 동행 취재진의 질문에도 전례없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직행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