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년 남성 가운데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남성들의 우울증은 여성의 우울증보다 위험도가 높다. 가정을 책임진 가장이 대부분이어서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남성 우울증은 여성에 비해 공격적이어서 자살할 가능성도 여성보다 4배나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남성들은 그러나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자존심 때문에 외부 도움이나 치료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전문의들은 △눈이 쉽게 피로하고 어깨 결림이나 긴장성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 △농담을 들어도 반응이 없는 사람 △자주 짜증을 부리고 업무적인 마찰을 겪는 사람 △점심시간에도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 등은 우울증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일단 우울증이 생기면 슬픈 느낌이 지속되고, 의욕을 상실하며 삶에 재미나 즐거움 흥미가 없어지고 모든 일을 짐으로 여긴다. 또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며 어지러움을 느끼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신체적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밖에 식욕부진, 체중 감소, 수면 장애, 변비, 팔다리 저림, 근육통, 성적 욕구 감소, 죄책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이 어려워진다. 남성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우선 가족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일 때는 자신이 원하는 취미활동을 하거나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그래도 계속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최소 2주 이상 우울감이 심해지면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게 좋다. 흔히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증이 마음의 병이므로 의사의 도움 없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나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우울증은 중추 신경의 생화학적인 변화로 생기기 때문에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제대로 기능을 하도록 처방을 받으면 치료될 수 있다. 사승언 세화정신과 원장은 "40∼50대 남성들의 우울증 상담이 늘고 있다"며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도 완쾌되지 않으며 특별한 원인이 없이 신체적인 이상 증상들이 계속 나타나면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게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