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대표 차중근)의 '삐콤씨'는 지난 196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40년 동안 한국의 간판 비타민 영양제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삐콤씨는 안티푸라민과 함께 유한양행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삐콤씨의 역사는 지난 1963년 시판된 삐콤정에서 출발한다. 지금도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비타민 보급제로 많은 병·의원이 처방하고 있는 제품이다. 당시 회장이던 고(故) 유일한씨가 영양 결핍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 저렴한 값에 영양을 보급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삐콤정을 만들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삐콤정은 시판 이후 1960∼70년대 우리나라 비타민 시장을 선도해 왔다. 삐콤정은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비타민B 복합제다. 유한양행은 삐콤정이 나온 지 20여년 만인 지난 87년 삐콤정을 업그레이드한 삐콤씨를 내놓았다. 삐콤씨는 공해와 스트레스로 인해 현대인의 비타민 필요량이 늘어난 데다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에 따라 개발된 것으로 비타민 B와 C의 복합제다. 삐콤씨 광고도 삐콤씨를 히트 상품 반열에 올려놓는 데 한몫을 했다. TV와 인쇄매체를 통해 '하루 한 알 삐콤씨'라는 광고 전략을 펼쳐 한 알만 먹어도 필요한 필수 비타민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강점을 널리 알린 게 주효했다. 삐콤씨는 삐콤정에 비해 성분과 함량이 대폭 보강됐다. 특히 비타민C는 50㎎에서 6백㎎으로 12배나 늘었다. 제형 역시 당의정에서 필름코팅정으로 개량돼 비타민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삐콤씨에는 피로에 시달리거나,영양이 불균형하거나,병중 또는 병후이거나,임신수유기인 사람에게 필요한 비타민이 모두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또 신경통 관절통 구내염 등의 질병 완화에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며 감기 성인병 예방과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C가 6백㎎ 함유돼 있다고 덧붙였다. 삐콤씨는 10년 만인 97년 '삐콤씨 에프'로 다시 태어난다. 다양해지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엽산 비타민E 철분 등을 보강한 것이다. IMF 구제금융시대에 다른 비타민 제품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에도 삐콤씨는 저렴하면서 효과가 좋다는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삐콤씨는 시판 38년 만인 지난 2001년에 매출 1백억원을 돌파(1백30억원)했다. 지난해에는 1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백8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내년에 매출 2백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팔린 삐콤씨를 갯수로 계산하면 1억4천만정에 이른다. 수치상으로는 국민 한사람당 세알 정도 복용한 셈이다. 차중근 사장은 "가장 대중적인 국민 영양제를 만들겠다는 60년대의 정신을 잊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