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재정국장을 맡아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씨가 두 차례의 연기끝에 27일 오후 검찰에 출두했다. 이씨는 당초 26일 오후 2시께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10시로 출석을 미뤘다가 다시 오후 2시로 출석 일정을 재조정한 끝에 마침내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는 예정 시각보다 5분 가량 늦은 오후 2시 5분께 한나라당 당직자 7∼8명과승합차 2대에 나눠타고 대검 청사 구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몰려든 40∼50명의 취재진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다. 이씨는 특히 사진기자들이 설치해둔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그대로 청사로 들어가려다 자신을 따라잡으려는 취재진과 숨바꼭질을 벌이기도 했다. 이씨는 기자들이 자신의 동선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100억원은 어디에 사용했느냐" "모금대책회의를 가진 사실이 있느냐"며 질문을 퍼부었지만 굳게 입을 다문채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이씨는 취재진에 막혀 청사 진입이 어렵게 되자 발걸음을 되돌려 다시 계단을내려가려고 했으나 동행했던 당직자 5∼6명이 스크럼을 짜고 기자들의 접근을 막으며 길을 터주자 황급히 청사 안으로 들어가 조사실로 직행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사진기자들로부터 취재를 방해했다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씨의 검찰 출두에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동행했으며, 정인봉 전 의원도변호인 자격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윤종석 기자 phillife@yna.co.kr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