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 재신임 논란과 같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투자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국기업들의 유치에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국계 홍보 PR전문 대행사 에델만코리아의 로버트 피카드 사장(39)은 대통령 재신임 논란에 대해 "한국 국내의 정치문제가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쌓아가고 있는 명성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고 최근 말했다. 에델만은 전세계 40개국에 1천9백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홍보 PR 대행사. 기아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해외홍보 업무를 맡아오면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대해 깊은 식견을 갖고 있는 피카드 사장은 "올해는 북핵문제,노조파업,SK사태 등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악재가 많았는데 정치 혼란까지 가중되는 느낌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가 이미지 문제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이유를 묻자 피카드 사장은 기업과 상품을 홍보하는 직업 탓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신이 캐나다인이기 때문이란다. "캐나다는 강대국인 미국과 이웃하고 있어 외국인들에게는 미국의 일부처럼 인식되곤 한답니다.G7에 속하고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인데도 경제 대국의 이미지로는 전혀 안 알려져 있죠."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일본과 '떠오르는 세계의 공장'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여있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을 보면 동병상련을 느낀다는 게 피카드 사장의 얘기. 피카드 사장은 "한국은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는 산업 선진국"이라며 "인구 4천5백만명의 작은 나라 중에서 한국만큼 세계적인 기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이같은 장점을 충분히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2년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보도자료 배포가 홍보의 전부로 인식됐었어요.그런데 최근 들어 대언론 PR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홍보 기법이 속속 도입돼 글로벌 수준의 홍보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