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금융조사부(김필규 부장검사)는27일 코스닥등록 법인들과 회사인수 계약을 체결, 회사 경영에 참여한 뒤 인수 회사의 회삿돈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K건설사 부회장 최모(38)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육모(구속)씨 등 2명과 공모, 지난 3월13일 코스닥 등록IT업체 아이씨텍 대표 김모씨와 주식 112만주와 경영권을 52억원에 넘겨받는 계약을맺은 뒤 "신주인수권부사채 변제대금 4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으려는데 자금이 필요하다"고 속여 21억원을 송금받는 등 모두 27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최씨는 또 같은달 26일 인프론테크 대표이사 김모씨와 주식 120만주와 경영권을인수하는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맺고 "기업어음의 신용도가 낮으니 자금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45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게 하는 등모두 50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씨는 자기 자본이 없어 회사를 인수할 능력이 없음에도 재력가로행세하며 코스닥 등록법인을 인수한 뒤 계약금만 지급한 상태에서 회사경영에 참여,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씨 등은 회사 인수금액의 60∼70%에 해당하는 돈을 계약금으로 지급, 신뢰를쌓은 뒤 회사인수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경영권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잔금을 치르기전에 회삿돈을 빼내 달아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에게 사기를 당한 뒤 아이디씨텍은 지난 7월 이사회를 열어 김 대표를 피횡령 책임을 물어 해임했고 김 대표는 현 경영진과 경영권을 놓고 맞고소를 하는 등내홍을 겪고 있다. 인트론테크도 사기를 당한 뒤 지난달 다른 비등록 업체에 인수됐으며, 김대표가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조준형 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