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마라톤의 간판 스타인 '봉봉남매' 이봉주(33)와 함봉실(29)이 '평화의 섬' 제주도에서 우정의 동반 레이스를 펼쳤다.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 남녀 마라톤 우승자인 이봉주와 함봉실은 26일 오전 제주종합경기장을 출발해 오라로터리, 용해로, 도리초등학교, 일주도로로 이어지는 민족평화축전 마라톤 코스를 함께 달렸다. 지난 8월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두달 만에 함봉실과 재회한 이봉주는 "함께 달려 너무 기쁘다"고 말했고 함봉실은 "이기고 지는 게 없다. 남쪽 대표로 이봉주 선생이, 조선의 대표로 내가 뛰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감격해했다. 함봉실은 여자부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5분52초의 기록으로 1위로 골인한 뒤 "내가 더 빨리 뛸수록 통일의 그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북과 남이 함께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10㎞ 일반부 코스를 뛴 뒤 함봉실과 손을 잡고 본부석에 올라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답례했다. 북측 여자부 최고기록(2시간25분31초) 보유자인 함봉실과 남측 최고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인 이봉주는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남북녀' 대표 주자로 남녀부월계관에 동반 도전할 계획이다. 남자부 하프마라톤에서는 북측 정명철, 유영진과 남측 이명승이 1시간8분23초의같은 기록으로 손을 맞잡고 결승선을 끊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민족평화축전 사흘째 공식 경기로 남북 평화기원 시민 마라톤대회를 겸해 열린이날 레이스에는 김원웅, 이연택 남측 공동조직위원장, 평화축전 홍보대사 고두심씨등이 함께 달렸고 제주도민 200여명도 하프코스(29.0975㎞)와 10㎞ 마스터스 코스에나뉘어 출전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이 손잡고 맑은 제주 하늘 아래 상쾌한 아침을 열어보자"며함께 달릴 것을 제안했고 제주 출신인 인기 탤런트 고두심씨는 "남과 북이 내 고향제주에서 손잡고 달린다니 흥분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특별취재반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