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캐릭터를 본떠 결성된 혼성그룹의 매니저가 이 그룹의 여성가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자 게임 제작사가 공동마케팅 계속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모 연예기획사는 지난 봄 이 회사가 관리하는 4인조 혼성댄스그룹에 중견 온라인게임업체가 운영하는 인기 온라인게임의 이름을 붙이고 게임 캐릭터와 똑같은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을 갖추도록 한 뒤 연예계에 데뷔시켰다.

이 연예기획사와 게임업체는 이 그룹의 멤버들에게 온라인게임 특별계정을 부여해 게임 사용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인사를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공동마케팅을 벌였으며 이를 통해 그룹 데뷔 이전부터 수백명의 팬을 팬클럽에 가입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온라인 게임 캐릭터의 `실물 아바타'를 이용한 연예기획 사업이라는 초유의 시도는 업계의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이 그룹은 지난 7월 데뷔 음반을 내는 등 한동안 왕성한 활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 이 공동마케팅 사업을 제안해 성사시킨 연예기획사 매니저가 이 그룹 여성가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이 게임업체는 공동마케팅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문제의 매니저는 지난 3월 하순께 이 여성가수를 인천의 한 모텔로 불러내 '연예활동을 잘 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야겠다'며 성폭행하는 등 지난 6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여성을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23일 노량진경찰서에 구속됐다.

경찰에서 이씨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가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공동마케팅을 진행한 온라인게임업체 관계자는 "그러지 않아도 이 그룹 멤버들이 온라인게임 안에서 게임 사용자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 아이템 현금거래를 하는 등 물의를 빚어 이들에게 부여했던 특별계정을 회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멤버들이나 연예기획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성폭행당했다고 고소한 여성멤버의 주장과 상당히 다른 점이 있다"며 "연예기획사측은 `매니저를 고소한 여성멤버를 비롯한 일부 그룹 멤버들이 연예활동에 불성실했기 때문에 계약해지를 검토하고 있던 중 이 사건이 불거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맞고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게임업체와 연예기획사는 이 온라인게임이 일본, 대만, 중국, 태국 등에도 수출됐다는 점에 착안해 게임과 가요의 해외 공동마케팅까지 검토했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구상을 전면 재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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