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국가적 기관인 인권연구원장을 비롯해 일부 독일 지식인들이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기독교 선교 연구소인 미시오 선교학 연구원(IMM) 명의로 작성된 탄원서에서 이들은 송 교수의 혐의사실들에 대해서는 논할 생각이 없지만 "송교수가 어긴 문제의핵심인 국가보안법"과 수사방법, 일부 언론의 보도 등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의 이름 아래 숱한 인권 유린이 있었음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보고를 통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남북한의 적대적 관계를 전제로 한 이법이 화해와 접근의 시대에 현실과 모순을 빚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팩스로 청와대에 보낸 이후 주한 독일대사관, 독일 대통령실, 외무부,주독 한국대사관 등에 우편으로 부친 탄원서에서 이들은 "남북한 간 화해와 접근의시대에 적법성이 의심되는 법률에 근거, 처벌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에도 `적과 친구의 이분법적 도식'에 입각해 고안된 할슈타인 원칙이통용되다 오래 전인 빌리 브란트 정부 당시 폐지된 바 있다고 이들은 소개했다.

이들은 또 독일 신문들의 관련 보도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국정원의 수사방식이 국제적 기준에 비춰 공정치 못하며, 많은 신문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주장에 불과한 것을 사실인양 보도해 `악의적 사전심판과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내용을 언론에 부분 누출하는 것은 명백한 피의자 인권침해이며 "어떤 목적에 따라 특정의 진실이 조작될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다"고 이들은 밝혔다.

특히 송 교수를 추방하는 것은 "송교수 자신 뿐아니라 남한 사회가 스스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말 것"이라면서 "진실은 어느 쪽에 의해서도 정치적 계산에 따라 조작되어서는 안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송교수의 학문적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그의 인권이 존중되고 그가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모든 관계부처와 특히 대통령이 지원해줄 것을 호소"하고송교수 학문의 `철학적 단초의 의미를 평가.요약한 자료'를 첨부했다.

이 탄원서에는 하이너 빌레펠트 독일인권연구원(DIM) 원장, 전남대 5.18연구소자문위원인 한스 외르크 브레멘대학 철학과 교수, 국제적 철학회지 `콩코르디아' 편집장인 라울 포르넷-베탕쿠르트 브렌멘대학 교수 등이 공동 서명했다.

DIM은 지난 2001년 3월 국가적 차원에서 설립된 인권문제연구소로 외무부.법무부 등 정부 부처와 각 정당의 인권담당관을 비롯해 앰네스티 등 국제기구들, 주요언론과 대학, 정치재단의 관련 책임자 16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

IMM은 서구 일변도의 시각에서 기독교 선교를 하는데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기위해 아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남반구와 북반구의 상호 문화.철학적 교류.연구에 중점을 두는 독일의 가톨릭계 연구단체다.

IMM의 헤르만 샬뤼크 이사장과 요제프 에스테르만 원장은 탄원서에서 "송교수가동서양을 아우르는 해박한 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상호문화적 철학의단초를 발전시켜온 많지 않은 철학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이와 관련한 송 교수의 탁월한 능력 때문에 IMM은 아시아의 문화 간상호 교류의 바탕이 될 철학적 단초를 개발해나가는 프로젝트에 그의 참여를 요청"지금 까지 공동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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