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지하철 선로로 떨어진 사이 전동차가 지나갔으나 별다른 외상 없이 기적적으로 구출됐다. 21일 서울 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이 날 오전 7시46분께 서울 은평구 녹번동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수서행 3055호 전동차 기관사 정달우씨는 승강장 입구 70m 전방 선로에 쓰러진 이모(28) 씨를 발견, 급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전동차는 이미 이씨 위를 통과해 30여m까지 지나가 버려 이씨가 십중팔구 죽었을 것으로 걱정됐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진 것이다. 급제동 신호를 접수한 사령실의 지시로 역무원이 사무실 밖으로 뛰어나가 전동차 밑을 살펴본 결과 이씨가 손등에 가벼운 찰과상만 있을 뿐 별다른 외상을 입지 않은 사실을 확인, 승강장 위로 구출했다. 이 씨는 선로 위로 떨어진 경위와 인적사항 등을 역무원에게 전한 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어디론가 떠났다. 녹번역 관계자는 최근 심한 다이어트를 해온 이 씨가 출근길에 갑자기 현기증을 느껴 승강장 아래로 떨어진 것 같은데 아무 이상이 없다며 병원에 가보자는 제의를 극구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선로 바닥과 전동차 사이는 40㎝의 간격이 생기기 때문에 사람이 선로 사이에서 곧게 누운 자세를 취하면 전동차가 지나가도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