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장한 젊은 남자부터 나이먹은 직장인까지 화장하는 한국 남자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미국 서부의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 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남자들 경쟁적 한국사회에서 파워위해 치장' 제하의 국제면 서울발 화제기사에서 축구스타 안정환 선수가 출연한 특정 광고사진을 함께 싣고 남성용 '컬러 로션'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 화장품 업자들은 남자들이 화장을 하는 날이 되면 여성들처럼 많은 돈을 자신의 외모관리에 쓰게 될 것이라고 아직까지 몽상에 잠겨있으나 한국에서는 미래가 당장 실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축구 스타로 한국의 데이비드 베컴으로 잘 알려진 '꽃미남' 안정환을 모델로 내세워 지난 해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편 결과 컬러 로션 첫 6개월 매출액이 400만달러를 웃돌아 제조업체까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실은 액체 기초화장품(파운데이션)으로 기획된 컬러 로션은 피부의 "티를 감춰준다"는 문구로 TV 화면에 노출돼 남성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최근 자전적 회고록 '화장하는 CEO'를 펴낸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아름다워 보이고 피부를 가꾸기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겠느냐"며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초라해 보이지 않으려면 화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또 50세 이상 대부분 정치인들의 경우 머리를 염색,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머리색깔이 까맣고 북한 정권 자체가 워낙 비밀에싸여있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한국인들이 특히 미(美)를 추구한다는 평판으로서는 아시아에서도유명해 서울의 성형외과나 패션 부티크, 미용실, 화장품은 역내 고객들을 매혹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품업체 직원은 "피부는 직장을 구하는 데도 중요하다"며 "간단히 말해 화장품을 구입하는 남자들은 그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TV 광고에는 젊고 여자같은 남자가 화장품 모델로 나오지만 가장 큰 고객들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가는 중년 직장인들이라며 컬러로션 개발에참여한 화장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대나 20대에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주 소비자가) 오히려 노화가 진행되고 과다한 흡연,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를우려한 40대 남자들이라는데 놀랐다"고 밝혔다. 한편 이 신문은 지난 해 컬러 로션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남성 화장품은 면도 뒤 바르거나 얼굴을 닦은 뒤 피부의 촉촉함을 유지시키는 화장품, 여드름치료, '미백' 크림 등이 주종을 이뤘다고 전하고 이 회사는 중국과 베트남, 몽골, 일본에서도 컬러로션 판매에 착수했으며 남성 눈썹용 연필(eyebrow pencil) 시판도 고려하고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