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판막이 손상돼 피가 역류하는 `심장 판막병'환자에게 인조판막 등을 이식하지 않고 손상된 판막의 기능을 되살리는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는 `테프론'이라는 특수 재질의 `링'과 `띠'를 이용해 판막의 기능을 되살리는 새로운 심장 판막병 수술법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 74명의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98%의 성공률을 거뒀다고 17일 밝혔다. 심장 판막병은 밸브 역할을 하는 판막이 손상돼 심장에서 펌프작용을 통해 뿜어낸 피가 심장 안으로 역류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역류현상 때문에 심장의 압력이 높아지고, 이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의 치명적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특수 처리된 인조 판막이나 돼지 판막, 뇌사자의 판막 등을 이식해 삶을 연명해 왔다. 하지만 뇌사자나 돼지의 판막은 수명이 짧은 데다 수술 후 평생에 걸쳐 혈액 항응고제 등 약을 복용해야 하고, 인조판막은 심장 혈관에 혈전(핏덩이)이 발생하거나재발이 잘 되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송 교수는 지난 98년부터 5년 동안 동물과 사람의 심장판막을 관찰하고 실험한결과, 대동맥 판막의 열림과 닫힘을 담당하는 근육이 특정한 위치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착안한 송교수는 대동맥 판막 위, 아래 두 곳에 특수 재질을 사용한 `링'과 `띠'로 움직이지 말아야 할 부위를 고정시킨 뒤 늘어진 혈관을 잡아 세움으로써개폐가 불안정한 판막이 정상 기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송 교수는 "`링'과 `띠'는 인체에 해가 없는 특수재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없다"면서 "수술용구에 대해 식약청의 최종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미국에 특허 출원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