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9일 경찰이 성희롱 사건수사를 요구하는 시각장애인에게 편견을 갖고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송파구에 사는 1급 시각장애인 김모(25.여)씨가 지난 8월 28일오전 8시 30분께 집 근처 공원에서 노숙자로 추정되는 60대 남자로부터 엉덩이를 한차례 맞는 추행을 당했다.

불쾌함을 느낀 김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20분 정도 지나 출동하는 바람에 노인은 사라져 버렸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8시 30분께 같은 장소에 다시 나온 김씨는 자신을 성추행했던 노인이 나와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A경사는 김씨에게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저 사람인지를 아느냐"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결국 김씨가 경찰관에게 야단을 맞는 사이 노인은 슬그머니 달아났고, 경찰은조사 없이 오히려 김씨를 `훈계'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경찰의 태도에 실망한 김씨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찾았고, 연구소측은 관할경찰서 지구대를 찾아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인권교육 실시를 요구했지만 지구대측은 "개인의 잘못으로 동료들이 피해를 볼 수 없다"며 거절했다.

A경사는 이에 대해 "김씨가 예전에도 이런 신고를 몇번 했지만 가해자를 지목하지 못해 해결 안된 적이 있어서 이것도 비슷한 문제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제대로조사하지 않은 점은 본인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수사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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