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중도 우파지인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8일 송두율 교수 사건이 한국에서 "이념적 갈등의 촉매제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갈등과 관련해 "한국이 여전히 북한에 대한냉전 속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안한 햇볕정책을 추구하는 것인지"를 되물었다. 이 신문은 대규모 한국 관광단이 휴전선을 넘어 평양 현대아산 체육관 개막식에참석하는 한편에선 "군사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모든 이적(利敵) 행위를 처벌하는시대착오적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송 교수가 "보수적 반공주의자에겐 엄정 처벌받아야 할 거물 간첩인 반면 진보적 통일론자에겐 원치않는 분단과 탄압에 희생됐으며, 이제는 조국이따뜻하게 환영해야 할 인물로 비치고 있다"는 코리아 헤럴드 기사를 인용했다. 이렇듯 양극화된 논쟁 속에서 송두율 씨의 반대자들은 지지자들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보수 세력은 현 정부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양보적 태도를 보이는 지를 제시하는데 이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이에 앞서 이 신문은 송교수가 37년 간 독일 망명생활을 하다가 귀국해 공항에서 환영을 받을 때는 긴 유랑생활을 행복하게 마치는 것으로 보였으나 정보기관과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의혹의 대상이 됐다면서 그의 경력을 소개했다. 국가정보원은 송 교수가 1991년부터 사실상 북한 권력 23위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서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봉사하며 자금을 받고 재독 한인들에게 입북을권유한 거물급 간첩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반면 송 교수는 자신이 김철수라는 이름의 정치국 후보위원이 아니며 사적인 용도로 돈을 받지도 않았고 오길남 씨에게 입북을 권유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자신을 한국 내 권력투쟁의 희생물이라고 FAZ에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사회주의 비교 연구를 목적으로 첫 방북했을 때 노동당에 가입한 사실은 시인하면서 당시의 관행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북한에서 6만달러를 받은 사실도독일 내 북한연구센타 설립 자금일 뿐으로 해명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 신문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가장 중요한 혐의와 관련해 송교수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면서도 "후보위원의 대우를 받았지만 공식적으로 선임되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신문은 "대부분의 한국 언론이 정보기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미 하나의 판결에 도달한 듯한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송 교수가 북한과 관련된 활동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유포된 비난들이나 부분적으로 혼선을 야기하는 송 교수 자신의 변론을 통해서는 실제로얼마나 친북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 명백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신문은 또 변호사는 한국 관행에 따라 조사시 동석할 수 없었고 자료 열람도 보장을받지 못했다면서 조사 절차에 대한 비판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 교수는 "베를린을 떠나기 전에 주한 독일대사한테 그의 귀국이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다는 점을 통보 받았다"면서 현재 서울의 많은 사람들은 독일과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결국에는추방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관측한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