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 상품의 위세가 가히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듯하다. 저 멀리 떨어진 중남미 국가들에까지 거의 속수무책의 상황을 연출해 가고 있는 것이다. 수출의 80% 이상을 미국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멕시코도 점차 중국에 그 자리를 내주면서 지난 2년 동안 멕시코 최대의 자유무역지대인 마킬라도라내 5백40개 업체들이 제3국으로 철수했고,이로 인해 20만명의 신규 실업이 발생하는 등 그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과테말라는 50% 가까운 인구가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그 불똥은 우리 업체들한테까지 튀고 있다. 현재 대미 섬유제품 수출을 위한 중남미 최대 임가공기지인 과테말라에 진출한 현지 우리 봉제업체 상당수가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거나 현재 가동중인 공장들도 고사위기 직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 상품을 수입해 현지에 판매하고 있는 브라질 현지 법인들도 더이상 우리 상품만으로는 현지 장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속에 중남미 국가들은 FTA를 급속히 서두르고 있고 이들을 향한 우리 경쟁국들의 발걸음 또한 빨라지고 있다. 일본이 멕시코와의 FTA 체결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중국과는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FTA가 논의되고 있다. 대만도 얼마 전 파나마와 FTA를 성사시켰다. 이제 우리만 외톨이로 남게 된 것이다. 우리 상품들이 급속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 상품들을 위한 시장의 문마저 닫혀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멕시코는 2004년부터 자동차시장을 개방키로 하면서 FTA 미체결 국가에 대한 50%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FTA 체결국 외에는 사실상 수입금지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멕시코,그리고 자동차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이들 국가의 조달시장들도 모두 닫혀가고 있다. 더이상 팔 수 있는 시장이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 상황은 그와는 다른 방향,바로 또 하나의 경제위기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