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이틀째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 교수가 6일 오전 10시20분께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했다. 이날 김형태 변호사와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모습을 드러낸 송교수는 검은색 양복에 빨간색 계통의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으며, 최근 국정원 조사내용의 일부 공개와 언론의 보도태도 등에 대한 심경을 반영한 듯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3일 첫 소환 때와는 달리 청사에 들어선 송교수는 취재진의 사진촬영에 응하지 않고 성큼성큼 청사 로비를 걸어가 곧바로 9층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으며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송교수가 조사실로 향한뒤 청사에 도착한 김형태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송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된 사실이 없다는 요지의 국정원 및 해외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폭탄선언'을 예고했다. 관련 자료들은 지난 97년 망명한 황장엽씨가 `송교수는 김철수라는 가명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발언하자 송 교수가 이에 발끈, 98년 10월 명예훼손에 따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을 때 국정원 등에서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라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불의의' 사고를 당해 오른쪽 발등을 다쳐 깁스를 한 상태였으며 몰려든 취재진에 연신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김 변호사는 "이 자료는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은 선출직인데 송교수가 실제로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사실이 없으며, 북한은 해마다 후보위원 명단을 공개하지만 한번도 (송두율 또는 김철수라는 이름이) 포함된 일이 없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김일성 사망 당시 북한에 초청될 때도 장례위원 명단에 23번째로 등재됐으나 후보위원이라고 명시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하듯 송교수의 출두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이날 검찰청사에는 50여명의 취재진이 북적거렸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