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 교수가 자신을 `경계인'으로 지칭한 것처럼 북한은 송교수를 `회색분자'로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황석영씨는 최근 송교수 등과 면담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조사과정에서 송교수에 대해 북한 당국이 평가한 자료를 송교수에게 보여줬는데 송교수를 `회색분자'로 지칭하며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황씨는 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송교수가 그 얘기를 하면서 매우 씁쓸해 했다. 그래서 `이제는 모두 털고 전향하라'고 했더니 한참을 울어 한동안 해외를떠돌았던 나도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가슴이 무너져 내리더라"고 전했다. 북한은 송 교수에 대해 노동당원으로 받아주며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하며 대우했으나 내심으로는 송교수를 경계해왔다는 반증이어서 `경계인'으로서 그의 고단한 삶을 엿보게 해준다. 황씨는 송교수에 대해 "외로운 친구다. 오랫동안 밖에 나가 있어 그런지 사람들과 스쳐지나가기만 할 뿐 깊은 정을 나누지 못했다. 이번에 만약 강제추방된다면 그는 영원히 남에서도, 북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우주미아'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송교수가 정말 후보위원이었다면 왜 북한으로 가지 않았겠느냐. 그정도 지위면 온갖 혜택을 누리며 살았을 텐데. 남과 북을 아우르려는 `경계인'으로서 삶에 대한 신념때문이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송 교수는 작년 10월 `경계인의 사색'이라는 책을 쓰면서 "경계의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경계선 위에 서있는 탓에 경계인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조국의 남과 북 사이에서 상생의 길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를 찾아 긴장속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