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59·뮌스터대) 수사 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이 담긴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지난 98년 미국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 인사가 CIA 조사때 송 교수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고 국정원은 CIA 협조로 그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국감에 참석했던 한 정보위원이 이날 전했다. 그는 "송 교수가 당초 혐의를 부인하다 국정원이 CIA 자료를 들이대자 하나씩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보고받았다"며 "이 자료는 검찰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 82년 귀순했다가 97년 피살된 이한영씨의 제보로 송 교수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뒤 지난 98년 귀순한 황장엽씨의 진술로 송 교수의 혐의를 확신했으며 CIA를 통해 구체적인 혐의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송 교수의 변호인 김형태 변호사는 주한 독일대사관을 방문,송 교수의 검찰조사와 관련한 변호인 입회권 문제 등을 협의했다. 송 교수도 통역인 자격으로 함께 참석한 이날 방문에서 김 변호사는 "수사과정에 변호인 입회도 안 되고 송 교수의 진술내용과 발표되는 조서 내용도 엇갈려 그 과정에 대해 대사관측에 설명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는 독일 대사관측에서 자국민 보호의뢰를 한 김 변호사에게 전날 연락을 취해 이뤄졌다. 한편 이종수 KBS 이사장(63·광주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장)은 송 교수의 입국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이날 광주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베를린에서 송 교수를 몇 차례 만나 거리낄 게 없다면 입국해도 좋다고 했지만 이는 최근 드러난 송 교수의 행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지난 8월26일 독일 방문도 민주화 운동 기념사업회의 요청에 의한 단순한 동행이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