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건강검진을 받은 자영업자 K모씨(57)는 혈중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가 정상(ml당 4ng 미만)보다 높은 7.5ng(나노그램.10억분의 1g)이 나와 비뇨기과를 찾았다. 혈액검사를 다시 한 결과 혈중 PSA가 8.1ng으로 높게 나타나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초기 전립선암으로 진단돼 회음부를 통한 전립선 적출술로 암을 제거했다. 수술 3개월 후 받은 혈액검사에서 혈중 PSA가 0.04ng 이하로 정상 수치를 보였다. 최근들어 남성만이 가지고 있는 전립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과 함께 전립선암에 대한 문의가 비뇨기과에 잇따르고 있다. 혈중 PSA 수치를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패스트팩을 도입한 비뇨기과에는 한 달에 1백명 가량이 몰려 전립선 암 검진을 받을 정도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지정한 "전립선 건강의 날"(5일)을 앞두고 전립선암의 증상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도움말=최한용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성균관대 의대 교수),박문수 선릉탑 비뇨기과 원장 ] ....................................................................... ◆서구식 식습관이 주 원인=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를 생산하기 때문에 여성의 유방이나 자궁처럼 남성의 중요한 신체기관 중 하나다. 전립선 암은 원래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흔하지만 서구식 식습관이 일반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전립선 암 발병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립선 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나 종양이 커져 요도 등을 압박하면 소변이 자주 마려워지면서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등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과 혼돈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진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립선 암은 방광 림프절 뼈로 전이되기가 쉬워 증상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암이 커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초기 암은 전립선을 잘라내는 수술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뼈나 다른 부위에까지 전이되었다면 화학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생존 기간을 늘리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50세부터는 매년 검진을 받아야=전립선 암은 주로 50세 이후에 발생한다. 50대 이상 남성에게 혈뇨,혈정액과 함께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난다면 암일 확률이 높다. 전립선 암은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지만 30대의 청장년에게는 전립선 암이 생길 확률이 희박하며,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아버지가 전립선 암에 걸렸다면 아들이 전립선 암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의 2배,형제가 전립선 암 환자라면 3배에 이른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30대부터 전립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식이요법을 하고,40대부터 매년 검진을 받는 게 좋다. 가족력이 없어도 50대부터는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한다. ◆조기 발견시 90% 이상 완치 가능=전립선 암 환자 3명 가운데 한 명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불가능할 경우가 많다. 전립선 암을 진단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암이 많이 진행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면 완치는 어렵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만 되면 방사선 치료나 수술로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전이가 안되고 전립선에만 국한된 초기 전립선 암에는 전립선 적출술이 효과가 있다. ◆예방에는 토마토가 최고=지방 콜레스테롤 등이 포함된 음식은 전립선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가공 식품에 들어 있는 식품 첨가물에 발암 성분이 섞여 있으므로 이들 식품 섭취는 줄여야 한다. 전립선 암을 예방하는 음식으로는 토마토가 좋다. 토마토에 많이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 라이코펜은 활성산소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고 암 발생을 억제시켜 준다. 라이코펜은 토마토 수박 구아바(열대식물) 등에 있는 붉은색 색소 성분이다. 라이코펜의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베타 카로틴보다 10배나 강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