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자면 각종 호르몬 분비가 균형을 이루어 암의 발생과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메디컬 센터의 데이비드 스피겔 박사는 의학전문지 '뇌-행동-면역' 최신호에 이같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스피겔 박사는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코르티솔, 멜라토닌, 에스트로겐 등 암과연관 있는 호르몬 불균형이 초래돼 암에 걸릴 수 있으며 암환자는 암세포 증식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보통 새벽에 분비가 최고조에이르고 낮에는 줄어드는데 유방암 위험이 높은 여성을 검사해 보면 코르티솔 분비주기가 비정상임을 알 수 있다고 스피겔 박사는 말했다. 여기에 수면장애로 코르티솔의 리듬이 심하게 교란되면 암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코르티솔 분비가 새벽이 아니라 오후에 최고조에 이르는 유방암 환자는 일찍사망한다는 것이 스피겔 박사의 설명이다. 스피겔 박사는 수면 중에 생산되는 멜라토닌은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DNA 손상을 차단하는 항산화물질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에스트로겐의 생산을 억제한다고 밝혔다. 스피겔 박사는 따라서 야근하는 여성들은 멜라토닌이 덜 분비돼 에스트로겐의생산을 촉진시킬 수 있다면서 실제로 야근하는 여성이 정상 수면을 취하는 여성에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쥐실험에서는 수면 리듬이 깨진 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종양이 훨씬빠르게 자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피겔 박사는 암 전문의들은 우선 종양과 싸워야 하겠지만 동시에 암환자가 암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암 환자는 암 때문에 잠을 못 잘 수 있다. 이 때 의사는 환자가 수면을 되찾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고 스피겔 박사는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