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1일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가 지난 91년 5월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인 정치국 후보위원 겸 당 중앙위원으로 선임됐고, 73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입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또 지난 73년 9월 입국 당시 활동비조로 미화 2천달러를 받은 것을 비롯해 91년 5월 김일성 주석 면담 후 95년까지 독일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연구비조로 매년 2만∼3만달러를 받았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송 교수가 북측으로부터 받은 공작금을 합산할 경우 대략 15만여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송 교수에 대한 조사 결과와 관련, 이같이 밝히고 송 교수에 대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정형근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또 송 교수가 그 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독일 뮌스터대 정식 교수가 아니며 뮌스터대에서 5백60km나 떨어진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정 의원은 덧붙였다. 국정원에 따르면 송 교수는 지난 73년 9월 재독 북한 공작원 이모씨(71)에 포섭돼 모스크바를 경유, 입북해 북한 초대소에 2주간 수용돼 주체사상 학습 및 공작원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했으며, 91년 5월에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임됐음을 재독 북한 이익대표부에 파견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자백했다. 송 교수는 특히 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때 장례위원으로 선임됐음을 통보받고 장례식에 참석했고, 95년 7월부터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등의 지시에 따라 베이징과 평양 등에서 6차례에 걸쳐 통일전선 구축 차원에서 남북 및 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를 주도했다고 국정원측은 밝혔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