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업원을 성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업주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일 자신이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일하는 여종업원을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로 이모(53)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16일 오전 1시20분께 서울 마포구 모호프집에서 손님이 없는 틈을 이용, 아르바이트를 하는 오모(28)양을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를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영업시간이 40여분 남았는데도 문을 닫은 뒤 "손님도 없는데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오씨와 맥주 2잔을 나눠 마신 뒤 갑자기 달려들어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저녁 경찰에 성폭행 당한 사실을 신고한 오씨는 "6년전에도 모르는 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데 무서워서 저항할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신고 사흘뒤인 지난달 20일 중국에 유학중인 쌍둥이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약을 먹었더니 배가 아프다"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방에 누워 신음하다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중 지난달 21일 결국 숨졌다. 오씨의 방에서는 "세상이 살기 힘들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쓰여진 유서와빈 수면제통이 발견됐다. 오씨는 병든 어머니를 대신해 생활비와 공부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낮에는 한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밤에는 이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경찰은 오씨가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가족들의 진술과 유서내용, 발견된 수면제통으로 미뤄 성폭행을 당한뒤 비관과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