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사상 첫 공인회계사(CPA)가 나왔다. 지난 99년 제3국에서 우여곡절 끝에 부모와 함께 입국한 김기준(가명.24)씨가 주인공. 김씨는 탈북자라고 특혜가 주어지지 않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남들과 똑같이 경쟁,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으며 앞으로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게 된다. K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던 지난 2월 7.5대1의 경쟁률속에 1차 시험을 통과한데 이어 6월말 76점의 성적으로 3.5대1의 관문을 뚫었다. 2차 시험 통과 점수가 61점, 수석 합격자의 성적이 83점임을 감안하면 김씨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김씨는 평양 출생이나 실제 거주한 기간은 불과 6년밖에 안돼 어디를 봐도 북한 사람 같지 않은 점도 특이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를 따라 해외에서 생활하느라 사실상 북한교육은 받아 보지 못했다. 또한 준수한 외모 때문에 김씨가 대학 동기나 선후배들에게 탈북자라고 털어놔도 농담으로 받아들일 정도였다는 후문. 제3국 대학에서 재무를 전공한 덕에 한국에 와서도 경영학 공부가 어렵지 않았다는 김씨의 대학 성적은 4.5점 만점에 4.19점이며, 토익 영어 성적은 960점. 신분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 본격적인 인터뷰를 극구 사양한 김씨는 "많은 탈북자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하는 정신을 갖고 남한사회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문관현기자 chsy@yna.co.kr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