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지난 8월말 현재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두배를 넘는 6.9%.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같은 취업난 시대에 일자리를 찾으려면 전략과 전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취업 성공 스토리를 시리즈로 소개해 '내게 맞는 취업전략'을 모색해본다. ----------------------------------------------------------------- # 네곳으로부터의 합격 소식 대학을 졸업한지 3개월을 넘긴 지난 6월 천형민씨(27)에겐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원서를 낸 5곳의 회사중 한꺼번에 4군데로부터 합격 통지가 날아온 것. 그는 '어느 곳에 갈까'라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그에게 합격통지서를 보낸 회사는 에너지업체인 LG칼텍스정유, 국내 최고 직장으로 꼽히는 S사, 미국계 컴퓨터업체인 I사, G증권사 등이었다. 천씨는 주저없이 첫 직장으로 LG정유를 선택했다. # 우울한 학교시절 지난 96년 천신만고 끝에 서강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합격의 기쁨은 잠시였다. 1년여후 불어닥친 외환위기는 그에게서 장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빼앗아가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도무지 뾰족한 길이 보이지 않았다. '과연 지금 배운 걸 갖고 사회에서 얼마나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만이 머리를 맴돌 뿐이었다. 해답을 못얻은 천씨는 휴학계를 내고 군대에 가 시간을 벌기로 했다. #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제대 후 그는 친하게 지냈던 마케팅과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 교수는 흔쾌히 광고회사인 J사의 인턴자리를 알아봐줬다. 천씨는 "하지만 말이 인턴이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복사를 시키는 등 잡일꾼이나 다름없었다"며 "꽤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인턴을 시작했지만 중간에 회의를 느껴 그만두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몇푼 벌지도 못하는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느냐'는 주위의 비아냥거림도 없지 않았지만 그는 매일같이 30분 일찍 출근하고 야근과 남들이 기피하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성실히 일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J사 고참 직원은 그의 이런 성실성을 믿고 미국의 유명 컨설팅업체인 A사에서 4개월간의 인턴자리를 소개해줬다. 그후 다시 A사 컨설턴트 추천을 받아 프랑스계 생명공학(BT) 벤처기업인 C사에 2개월, C사 담당 팀장 소개를 받아 LG정유 인턴을 지내는 등 4년동안 무려 4곳에서 인턴 경력을 쌓았다. # 인턴은 적성을 찾는 기간 그는 단지 이력서에 경력을 한줄 더 늘리기 위해 인턴을 택하려 한다면 '시간 낭비'라고 조언한다. 인턴 경력 자체보다는 인턴을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의 적성을 찾고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하는 데서 인턴의 필요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행착오를 겪은 '준비된' 구직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면접 인터뷰 담당자가 느끼는 체감 점수가 분명 다르다는 얘기다. 입사 3개월째로 노ㆍ경혁신팀에 근무중인 천씨는 "에너지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며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환히 웃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