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한명을 데리고 홍콩에서 창업한 교포기업인이 9년만에 이 회사를 연간 매출 5천만달러를 올리는 굴지의 물류회사로 키웠다. 이와함께 최근 인케(INKE·한민족 글로벌벤처 네트워크)의 새 홍콩지부장으로 선임됐다. 박봉철 코치나 대표(50)가 바로 그 주인공. 박 대표는 내달 6일과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케총회 참석과 개인 비즈니스를 위해 9월 하순 내한했다. 박 대표는 지난 7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90년부터 4년간 대한항공 홍콩사무소에서 화물담당 과장으로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94년10월 여직원 한명을 고용해 물류회사인 코치나를 설립했다. 주된 업무는 수출입화물 주선업이다. 당시 대형 물류회사들이 서울과 홍콩노선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국과 홍콩간 수출입화물에 특화한 게 성공의 발판이 됐다. 코치나의 연간 매출은 약 5천만달러에 이른다. 박 대표는 "내년에는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선박회사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에는 SK로부터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에틸렌(PE)을 생산하는 홍콩석유화학을 2천8백만달러에 사들였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규모는 1억2천만달러에 이른다. 홍콩한인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인케 홍콩지부장으로 선임돼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돕고 있다. "인케가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일을 하려면 해외지부에 글로벌 파워가 있어야 합니다." 그는 "해외에 나가 활동하는 한민족 기업인들을 하나로 묶는 인케의 해외활동을 한 개인 기업가가 맡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인상공회의소를 인케 해외지부로 활용하고 상의 회장이 인케 지부장을 겸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인상공회의소 내에 인케분과위원회를 두고 활동하도록 하면 인케의 글로벌 파워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금년 인케행사에 홍콩의 한인 기업인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지 '지부장'이라는 명칭 대신 현지 '의장'이라는 명칭이 더 적합하다며 이번 총회에서 이같은 명칭변경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