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 후보선정위원 5명은 29일부터 최종 대상자를 고르는 작업에 들어간다. 평화상 수상자 공식 발표는 오는 10월 10일이다. 올해 추천을 접수한 노벨평화상 후보는 역대 최다인 165명. 개인은 140명이고,단체는 25개다. 그러나 노르웨이 쪽에서 흘러나오는 보도들에 따르면 올해는 마땅한후보가 없어 위원들이 크게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꼽을 만한 사람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브라질의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정도다. 일부 관측통들은 위원회가 극도의 기밀을 유지하는 만큼 점치기가 어렵지만 교황이 고령인데다 25년의 재위기간 동안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설파한 것을 상찬(賞讚)할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문명 충돌이 한창 진행중인 시점이어서 노벨평화상위원회가 `친(親)기독교적'이라는 `누명'을 감수하지는 않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중동 지역 인사가 뽑힐지 모른다는 기대도 있다. 민주화 운동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감형을 받은 이란의 하솀 아가자리 교수가 그중 한 사람이다. 앞서 브라질 언론들은 노벨평화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 남미의 빈곤.사회불평등과 맞서 싸운 룰라 대통령이 강력한 후보라고 전한 바 있다. 같은 브라질 출신으로 바그다드에서 폭탄테러로 숨진 비에이라 데 멜루 이라크특사도 브라질 상원위원들의 추천을 받았지만 고인에게는 시상하지 않는다는 게 노벨평화상 위원회의 확고한 방침이다. 노벨평화상위원회측은 지난 61년 불의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다그 함마숄드유엔사무총장에게 딱 한번 사후 시상한 전례가 있지만 규정이 바뀌어 불가능하며 규정을 고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명 정치지도자로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그리고이라크 전쟁 반대의 기수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있지만 작금의 복잡한 세계정세를 감안한다면 논란을 폭발시킬 결정은 피하리라 짐작된다. 올봄에만 해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전이라크 사찰단장 한스 블릭스가 각광을 받았지만 이라크 전쟁 발발로 색깔이 바랬다. 이밖에 지난해 사하로프 인권상의 수상자인 쿠바의 오스왈도 파야, 러시아의 인권운동가 세르게이 코발레프도 눈여겨 볼만 하고 바츨라프 하벨 전 테코 대통령과중국의 반체제 인사 웨이징셩(魏京生)은 최근 몇년새 계속 후보로 오르는 인물들. 올해 1월 사형수 167명의 형 집행을 정지시킨 조지 라이언 전(前) 미국 일리노이주 지사, 옛 소련의 핵탄두와 미사일 감축에 기여한 샘 넌 및 리처드 루거 미국상원의원, 수감된 이스라엘 핵과학자 모르데차이 바누누, 아일랜드의 팝스타 보노도눈길을 끈다. 단체로는 유럽연합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있다. 이탈리아의 가톨릭 단체 산토 에디지오, 이른바 `피묻은 다이아몬드' 거래 근절에 나선 인권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W)와 파트너십 아프리카 캐나다(PAC) 등도 일말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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