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한국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고(故) 이경해씨의 영결식이 오는 20일 서울에서 `세계농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그동안 5일장을 요구했던 이씨의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이씨의 국내 장례식을 3일장으로 엄수하고 발인일인 오는 20일 세계농민장으로 영결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한농연측은 "19일로 알려졌던 세계농민장을 3일장에 맞춰 20일로 하루 미뤘다"면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 등으로 바쁜 회원들의 사정을 고려, 3일장으로 최종합의했다"고 말했다. 영결식장은 애초 빈소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이 장소가 비좁아 유가족의 의견을 존중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농연은 전했다. 또 장례위원장은 한농연의 서정의 회장이 맡게 될 전망이다. 한농연은 이씨의 장례식에서 노제와 시민이 참여하는 거리행진 등 대규모 야외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장지는 국립묘지나 광주 5.18묘역에 안장되기를 원하는 유가족과 정부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 데다 장례식을 주관하는 한농연 역시 장지 선정에 대한 협상에 난관을 겪고 있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농연 관계자는 "한농연 임원들이 관련부처와 면담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국립묘지 안장을 타진했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면서 "이씨의 고향인 전북 장수의 국도 부근에 `농민열사 추모 묘역'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동생 이창준씨는 "유가족이 가장 원하는 장지는 국립묘지나 5.18묘역"이라면서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추모 묘역을 조성하는 것도 한농연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8일 오전 2시45분께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었던 이씨의 시신은 예정보다 4시간 늦은 오전 6시40분께 국내로 운구되며 한농연은 전국 시군지부 회장단과 회원 등 500명이 인천공항에 모여 유해를 맞이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