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하루 앞둔 잠실 주경기장 야외 오페라「아이다」는 '세계 최대'라는 규모 만큼이나 제작과정에서도 많은 화제와 에피소드를낳고 있다. 주최사인 CnA코리아의 이철주 프로듀서로부터 무대와 제작에 얽힌 얘기 몇가지를 들어봤다. ▲진행요원만 1천200명 투입 = 초대형 공연인 만큼 공연 당일 투입될 진행요원들의 수도 엄청나다. 현재 예상 인원은 제작 스태프 300명, 진행 크루 480명, 아르바이트 요원 120명, 기념품 등 판매 요원 80명, 경호 요원 200명 등 총 1천200명 정도. 여기에 1천여명의 엑스트라를 비롯, 실제 공연에 등장하는 출연진까지 포함하면2천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매 공연마다 투입되는 셈이다. ▲동물 조련기간 1개월 = 총 제작비 가운데 동물들에 관련된 비용만해도 무려 5억원. 공연에 등장할 70여마리의 동물들 가운데 말(55마리)은 신갈 승마클럽에서, 코끼리(10마리)는 태국에서, 낙타(6마리)는 호주에서 각각 공수해 와 9명의 조련사들이 한달여간 특별 훈련을 시켰다. 현재 제작진들이 가장 염려하고 있는 부분은 공연 당일 경기장에 들어찬 수많은관중들을 보고 환경변화에 민감한 동물들이 놀라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반복 연습을 통해 동물들이 경기장 트랙에 잘 적응하도록하고, 조명도 동물들을 직접 비추지 않게 위치를 변경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또 동물들을 나란히 줄지어 행진시키려던 당초 계획도 바꿔 말, 낙타의 경우 서로 최대한 멀리 떨어뜨렸다. 말과 낙타는 서로 가까이 있으면 통제력을 잃기 때문이라고. 동물들이 행진 도중 혹시라도 트랙 위에 '실례'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도 고민이다. 제작진들은 만약을 대비, 경기장 곳곳에 '청소요원'들도 배치해 놓을 계획이다. ▲20분간 트랙 1바퀴 반 행진 = 지난 15일 있었던 리허설 때는 2막 개선 장면에서 동물들이 경기장 트랙을 3번 정도 돌며 행진, 다소 지루하고 산만한 느낌을 줬다. 행진이 끝날 때까지 무대에서 부동자세로 있어야 하는 출연진들도 보기에 안쓰러웠을 정도. 이에따라 본 공연에서는 약 20분간 1바퀴 반만 행진을 하기로 했다. 7분 길이의개선 행진곡이 끝나고 나면 곧이어 고적대의 '드럼 마치'가 동물들을 리드하게 된다. ▲무대 위 '전환수'를 찾아보세요 = 100m 길이, 15층 아파트 높이의 무대 위에서는 오벨리스크, 스핑크스 등 각종 구조물들이 레일 위를 이동하면서 다양한 무대전환을 보여준다. 보통 무대전환을 위해 '전동기'가 쓰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혹시라도 고장나는상황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직접 구조물들을 밀고 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위해 '무대전환수'만 80명이 투입될 예정. 구조물 뒤에 꼭꼭 숨어있는 전환수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일 듯 싶다. ▲'하늘도 외면한 공연준비' = 경기장내 본격적으로 무대 설치 작업이 시작된 지난달 중순부터 이틀에 한번꼴로 내리는 비에다 막판에 태풍까지 겹쳐 최악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작업을 진행하다 스태프 3명이 무대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때문에 제작진 사이에서는 '하늘도 철저히 외면한 공연'이라는 말이줄곧 나돌았다. 이철주 실장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많아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그런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일을 해내는 한국인들의 부지런함과 열성에 이탈리아 스태프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