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남이는 물참봉이 된(물에 흠뻑 젖은) 바지를 억이 막혀(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내려다 보았다." "한 원에서 두 활줄(현)이 사귀면(교차하면) 그 사귐점(교점)에서 나누인(나누어진) 매개활줄(각 현)의 두 부분의 적들(곱)은 서로 같다." 북한 교과서 내용 중 상당수가 이처럼 '번역'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남북어문교류위원회와 국회 교육위 이미경 의원이 최근 북한의 초ㆍ중ㆍ고 7개 과목 교과서 9권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 결과 북한 교과서에는 고등중 4학년(고교 1학년) 수학 과목에서처럼 '사귐점=교점' '적(積)=곱' '서다=틀림없이 딱 들어맞다' 등 북한에서 사용되는 말뜻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 담겨 있었다. 조사팀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한 언어차이와 통일언어 교육실태'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 남북한 언어 교류 활성화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