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쓰러진 벼를 빨리 일으켜 세우지않을 경우 올 쌀 생산량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태풍으로 침수된 농경지는 농림부에 따르면 3만ha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있으며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의 피해도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15일 침수된 논의 벼는 물을 빼면서 대부분 쓰러지기 때문에 이들벼를 제때 세워주지 않을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잦은 비와 냉해 등으로 벼가 논에 뿌리를 단단히 박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빨리 벼를 세워야 한다. 이삭이 나온지 30일이 지나지 않은 만생종 벼의 경우 쓰러진 벼를 방치했을 때낟알이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쌀 수확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 벼 이삭이 완전히 익어가는 황숙기에 접어든 조생종 벼는 이삭이 흙속에 묻혀 며칠이 지나면 바로 낟알에서 싹이 나 쌀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1998년 농진청이 조사한 벼 쓰러짐 피해에 따르면 이삭이 80% 이상 성숙한 상태에서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울 경우 정상 벼에 의한 쌀 수확량(10a당 479㎏)의 93%인 446㎏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삭 성숙도가 50%에 미치지 않은 벼가 쓰러져 방치했을 경우에는 정상치의 절반 수준인 263㎏으로 생산량이 급감했으며 묶어세워줬을 때는 약 10% 정도의감수만 기록했다. 농진청은 이삭이 거의 여물은 벼의 경우 쓰러진 벼들을 먼저 수확하도록 하고아직 이삭이 여물지 않은 경우에는 4∼6포기씩 묶어 세워주거나 최소한 장대를 이용해 반대편으로 제쳐주기 작업이라도 실시해줄 것을 농가에 당부했다. 그러나 농가 인력이 고령화되면서 많은 일손이 필요한 벼 세우기 작업에 참여할인력이 부족한데다 벼 세우기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인력들은 자칫 세우기 작업중에 낟알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어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벼를 쓰러진 채 방치하면 이삭의 여뭄 정도에 따라 40∼50%까지 수확량 감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일으켜 묶어주거나 최소한 장대를 이용하여 제쳐주기를 실시하면 피해를 10%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