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휩쓸고 지나간 대구.경북지역에서는 13일 오전 7시 현재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24명이 부상하는 등 3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초속 30m가 넘는 강풍으로 전신주와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19만여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으며 대구 630가구, 경북 246가구 등 900여채의 주택이 침수돼 2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러나 피해상황을 집계하고 대책을 세우는 경북도재난상황실과 도소방본부 및일선 시.군간 정전 또는 통신두절로 업무가 마비되면서 피해집계가 지연되고 있어실제 피해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명피해 = 13일 오전 3시30분께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음리 곽남순(65.여)씨집이 불어난 물에 침수, 유실되면서 곽씨가 현풍천에 휩쓸려 숨졌다. 오전 1시 10분께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신림리 비례동 장수복(73)씨 집 뒷산에서산사태가 발생, 흙더미가 집을 덮쳐 장씨의 손자 은우(11)군이 매몰돼 숨졌고 아들영철(45)씨를 비롯해 추석을 쇠러왔던 일가족 21명이 중경상을 입고 울진의료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앞서 오전 1시께는 영덕군 영해면 대진2리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토사가최득로(34)씨 집을 덮쳐 최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지고 최씨의 동생 득필(31)씨 등 2명이 부상했다. 오전 1시 20분께는 군위군 부계면 남산1리 신동식(54)씨 집 뒷산에서도 산사태가 발생, 신씨의 부인 이난희(49)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또 오전 0시 50분께 대구시 남구 봉덕동 중동교 아래 신천에서 50~60대 남자가물에 빠져 숨져있는 것을 행인 김모(3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12일 오전 6시께 포항 남구 구룡포읍 성동 2리에서 성영난(58.여)씨가 마을 앞논에 설치해 둔 양수기를 둘러보다 실종됐으며 오후 3시 10분께 울진군 원남면 덕신1리 임창식(34)씨 집 뒷담이 무너져 임씨가 중상을 입었다. ▲침수피해 = 이날 오전 1시께 대구시 달서구 월성펌프장 펌프 20대 중 8대가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인근 대명천이 범람, 성서공단에 입주해 있는 일부 업체직원들이 긴급 대피하고 이현배수펌프장의 배수펌프 6개중 5대가 침수되면서 가동이중단돼 인근 농작물 1만여평이 유실됐다. 달성군 현풍면 현풍천과 가창면 용계천, 유가면 달창저수지의 물이 넘쳐 370가구 1천여명이 면사무소와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0시 40분께 경북 의성군 춘산면 옥정리 인근 하천의 물이 넘쳐 40여가구가 침수돼 주민 120여명이 춘산중학교로 긴급 피신했으며 군위군 부계면과 효령면에서도 가옥 14채가 침수돼 주민 30여명이 대피했다. 청송지역에서도 청송읍 월막리 저지대 100여가구 주민 300여명이 갑자기 불어난물로 임시대피한 뒤 귀가하기도 했다. 또 경북도내 농경지 수백ha가 침수 또는 유실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으나 날이어두워 정확한 집계가 안되고 있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전사태 = 대구시와 경북도내 상당수 지역에서 정전사태가 발생, 경북도내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통제하는 경북도소방본부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12일 오후 최고 초속 33m의 강풍이 불면서 오후 8시께부터 곳곳에서 전신주가쓰러지거나 가로수가 전선을 덮쳐 대구.경북지역에서만 19만여가구의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경북도 재난상황실에서는 전기가 끊어지면서 23개 시.군에서 올라오는 피해 상황보고를 제때 받지 못해 피해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도 소방본부의 전산시스템과 위치추적시스템도 이날 자정을 전후해 다운돼 일시 업무가 마비되기도했다. 경북은 경주 6만5천여가구, 포항 1만여가구, 구미 1만2천여가구, 청도 5천여가구, 칠곡 4천여가구, 영덕 3천여가구, 안동 2천500여가구, 영양 2천200여가구, 청송1천500여가구 등 모두 14만여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특히 12일 오후 11시 17분께 태풍으로 인해 월성원전 2호기 주변압기 계통에 이상이 생겨 터빈이 자동으로 정지돼 원전측이 원자로의 발전을 정지시켰다. ▲교통통제 = 하천 수위 상승에 따라 대구 33개, 경북 10개 등 44개 구간의 도로가 침수 및 산사태 등으로 차량통행이 중지됐다. 대구에서는 12일 오전 10시 15분께 신천동로 무태교-신천교 5㎞ 양방향과 상동교-동신교 5㎞, 신천좌안도로 상동교-가창 양방향 2㎞ 구간 등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경북지역은 김천 대덕면-중산면 30번국도 8㎞간이 산사태로 12일 오후 9시30분부터 교통이 통제된 것을 비롯해 경산시 하양읍 남하잠수교와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한티재간 지방도, 봉화-울진간 36번 국도 등도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차량이 통제됐다. 또 구마고속도로 대구방면 현풍-화원간 2㎞와 중앙고속도로 안동방면 칠곡-다부구간이 산사태로 통제되고 봉화군 석포면 승부역에서 분천역 사이 영동선 철로 20여m가 빗물에 유실되면서 이날 새벽부터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홍수.댐 방류 =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낙동강 현풍지점과 낙동지점의수위가 각각 12.66m, 8.11m로 경계수위인 11m, 7.5m를 넘어서 오전 8시를 기해홍수경보를 발령했다. 안동댐은 댐 유역의 집중호우로 유입량이 크게 늘어나 저수율이 80%를 웃돌자 12일 밤부터 방류량을 초당 160t에서 360t으로 늘렸고 임하댐도 방류량을 450t에서 1천t으로 늘렸다. (대구=연합뉴스) 임상현.이덕기.홍창진 기자 shlim@yna.co.kr duck@yna.co.kr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