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매미'로 전남지역에서 산사태 등으로 7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정전사태와 가옥침수, 철로유실 등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전남도재해대책본부 등 재해 당국이 현재 농작물 등에 대해 피해 조사중이어서 날이 밝으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이 지역 피해 규모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명피해 12일 오후 11시께 전남 여수시 안산동 부영여고 인근 야산이 산사태로 무너져김모(42)씨의 집을 덮쳐 김씨의 부인 최모(36)씨와 7살, 5살 남매가 매몰돼 119구조대 등이 출동, 긴급 구조작업을 폈으나 구조 4시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앞서 이날 오후 8시 10분께 여수시 화양면 용주리 호두마을 뒷산이 무너져내리면서 유모(76)씨 집을 덮쳐 유씨의 부인 박모(73)씨가 매몰돼 숨졌다. 또 오후 8시 30분께 고흥군 포두면 오치마을 앞 선착장에서 강한 비바람속에 어선 결박 작업을 하던 이영운(51), 정철호(52)씨가 실종됐다. 이밖에 오후 9시께는 여수시 오림동 공용버스터미널 앞에서 불어난 맨홀에 60대가량의 남자가 빠져 실종됐다. ▲정전사태 순간 초속 40-50m가 넘는 초강력 태풍이 내습한 여수와 고흥, 순천, 광양 등도내 30여개 읍면동에서 전신주가 파손되거나 전선이 끊기면서 4만2천여가구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13일 오전 7시 현재 7천800여가구는 복구가 완료됐으나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한나머지 가구에 대한 복구는 지연되고 있다. 특히 정전사태로 여수시내에서만 4개동을 제외한 23개동에서 정전사태가 발생, 엘리베이터 고립사고 10여건이 접수돼 119 구조대가 출동했으며 횟집 어패류가 폐사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철로.도로 유실 폭우와 해일로 여수시 만성리 해수욕장 부근인 전라선 덕양-미평역간 1천여m철로가 침수돼 여수-순천간 열차운행이 7시 20분께부터 중단돼 철야 복구작업이 재개됐다. 여수시 만흥동 만성굴다리 철길 700m가 유실됐고 여수시 신기동 주공 아파트 뒤 철길 20여m가 산사태로 유실, 전라선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또 구례군 광의면 천은사-성삼재 25km 구간, 광양시 다압-진상면 지방도 10여m가 산사태로 차량통행이 제한됐으며 고흥군 과역면 성학리 국도 27호 산비탈이 유실됐다. 여수시 해산동 해지마을 국도 상행선이 산사태로 1.2차선을 덮치면서 반대 차선으로 차량이 우회하는 등 도내 곳곳에서 철로와 도로 매몰, 유실이 잇따랐다. ▲선박.수산 양식장 유실 완도 청산면 전복 양식장 등 여수와 완도, 고흥 등 수십곳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이 통째로 유실되거나 파손되는 등 양식장 피해도 속출했다. 양식장 등의 피해는 날이 어두워 현장 확인과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 남해안 어패류 양식장은 적조 피해에 이어 이번 태풍까지 강타해 어민들이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거문도는 태풍 매미의 오른쪽 이동경로에 위치, 수산 증.양식장과 가옥 등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목포시 죽교동 석산마을앞 바다에 계류중인 선박 3척이 높은 파도에 침몰되고 파손되는 등 어선 수십여척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옥침수.주민대피 시간당 30㎜ 이상 폭우까지 동반, 여수시 관문동 일대 저지대와 고흥 점암 등저지대 가옥 수백채도 침수되는 등 침수피해도 속출했다. 여수시 소라면 우시장이 침수돼 이 일대 상가주민 60여명이 부근 소라초등학교와 마을회관으로, 삼일읍 중흥천 범람으로 주민 20여명이 인근 동사무소로 각각 대피했고 강진군 마량면 마량리 김승철 씨 집이 파손되는 등 이번 태풍으로 건물 5채가 전파 또는 반파됐으며 75채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농경지 침수 전남재해대책본부는 수확을 앞두고 있는 벼를 비롯 배, 사과 등 농작물의 침수와 도복, 낙과 등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날이 어두운데다 워낙 비바람이 강해 사실상 피해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때문이다. ▲기타 여수 돌산파출소 앞 고목이 부러지면서 경찰 순찰차와 파출소 직원 차량이 부서졌으며 가옥 지붕이 날아가거나 입간판이 떨어지고 가로수 수백 그루가 넘어지는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7시께에는 여수와 돌산읍을 잇는 돌산대교에 강풍이 불어 차량통행이불가능해 119 구조대가 출동을 못하기도 했다. 13일 오전 3시께 전남 여수시 수정동 여동도내 동백횟집에서 태풍에 의한 전기누전으로 보이는 불이 나 인근 휫집 등 상가 6채를 태우고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또 목포시 시외버스터미널 방음벽이 무너지고 광주 광산구 신창동 모 골프연습장 철제 지주 7개가 강한 바람에 무너지면서 이 부근 교통이 통제됐다. 한편 전남내륙 지방에 내려진 태풍 주의보는 13일 오전 3시 30분을 기해 전면해제됐으나 남해 전 해상에는 여전히 폭풍주의보가 발효중이다. (전남종합=연합뉴스) 박성우.남현호 기자 swpark@yna.co.kr hyunho@yna.co.kr